조현아, “선친 유훈과 다르게 운영” 동생 견제…한진그룹 경영권분쟁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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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선친 유훈과 다르게 운영” 동생 견제…한진그룹 경영권분쟁 번지나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9.12.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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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번진 한진호
전회장 한진 가족경영원했는데 무시해서 그렇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선친인 고()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주총을 앞둔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게 견제구를 날림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 내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미루고 있어 불만을 품은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의 복귀 시점을 놓고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는 3남매 중 가장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해 왔다.

땅콩 회항사건 이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등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놨던 조 전 부사장은 34개월 뒤인 작년 3월 그룹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한 지 보름여만인 작년 4월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고 오너 일가의 폭언 등 갑질 파문이 확산하며 여론의 질타가 잇따르자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또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재계 안팎에서는 물컵 갑질로 비난받은 동생 조 전무가 사건 14개월 만에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점을 감안해 조 전 부사장의 복귀도 사실상 임박한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명품 밀수 혐의(관세법 위반 등)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진행된 재판에서 각각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점도 경영 복귀를 가속화했다. 조 전 부사장이 비록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긴 했지만, 이에 따른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이 그룹에 없기 때문에 경영 복귀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이미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6월 그룹 부동산을 관리하는 비상장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고문으로 앉아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도 조 전 부사장의 복귀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인사 명단에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오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경영 복귀를 희망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이 여기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 경영의 유훈’ ‘가족간의 협의등을 거론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경영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잰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이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며 동생의 경영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선 만큼 향후 적극적으로 그룹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비춰졌던 한진그룹 삼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거의 균등하게 상속되면서 유족 네 사람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돼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 5월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늦추다가 공정위 직권으로 지정한 날 이틀 전에야 공정위에 스캔본으로 제출한 것을 두고 남매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선친이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앞으로 나한테 결재 올리지 말고 네가 알아서 하되 누나·동생·어머니와 협조해서 대화해서 결정해 나가라고 했다자기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세 명(세 자녀)이 함께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동생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면서 그동안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남매간 갈등이 외부로 돌출됐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의 다른 주요 대주주를 상대로 한 우호 지분 확보도 향후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의 지분은 총 28.70%.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내년 주총에서 그동안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5.98%)와의 표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우호 지분 이탈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한진그룹의 백기사인 델타항공은 10.0%, 역시 그룹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반도건설이 계열사인 대호건설을 통해 한진칼의 지분 6.28%를 보유 중이다.

한진그룹 삼 남매와 어머니 이명희 고문 등 유족간의 지분이 엇비슷한 만큼 누가 어떤 주주와 손을 잡고 우호 세력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잡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희 고문이 어떤 자녀의 손을 들어주느냐에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동생과 경영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싸우려고 한다기보다는 주총을 앞두고 동생을 압박해 자신의 경영 복귀 시점을 앞당기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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