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시한폭탄’, 영구동토의 급속해빙(急速解氷)메탄가스의 이 같은 파괴력을 지구 기후의 미래와 연관시킨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영국)는 ‘지구를 떠나 별나라로 날아가기’ 불과 1년 전인 2017년 여름에 “지금 이대로 간다면 인류는 2백년 내에 다른 행성을 찾아 이주해야 할 것이다본래의 말뜻으로는 ‘영원히 얼어있는 땅’이지만 그 말뜻과는 매우 다르게 빨리 녹아내리는 땅이 지구 생명체의 존망(存亡)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있다. 영구동토(永久凍土. permafrost)의 해빙(解氷)이 바로 그것이다. 영구동토 깊숙이 묻혀있던 식물과 동물 사체의 유기물이 기후온난화에 따른 미생물의 분해 작용에 따라 온실가스가 되어 언젠가는 지구를 생명체가 살 수 없는 불구덩이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경고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다시 말해 영구동토에 갇혀있던 과거 생물 유기체의 탄소가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대기 중에 짙게 드리우면서 결국은 지구를 생물체가 견딜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온실’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45억 살이나 먹은 지구는 수도 없이 ‘더워졌다, 차가워졌다’를 반복하였는데, 지금은 ‘영구동토’라고 불리는 지역에도 식물과 동물의 나고 죽음이 왕성했던 시절이 분명히 존재한다. 번성했던 생물체는 빙하기가 도래하면 땅속에 묻혀 얼어버리곤 하여 지금 영구동토라고 불리는 지역의 땅속에 엄청난 물량의 탄소를 저장하게 되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체의 구성요소 가운데 가장 많은 분자는 탄소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땅속 저장고의 탄소(C)가 물(H2O)과 만나게 되면 물속에 있는 수소(H)와 결합하여 탄화수소화합물을 만들게 된다. 물론 탄소가 물속에 있는 수소를 만나는 데에는 지구온난화의 결과물인 영구동토의 해빙(海氷)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탄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4개가 만나 서로 붙으면 메테인(Methane) 즉, 메탄가스(CH4)가 된다. 또 탄소 원자 2개와 산소(O) 원자 1개가 만나면 물(H2O)이 된다. 한편 메탄가스는 산소와 만나 불타게 되면 이산화탄소(C02)와 물(H2O)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영구동토의 해빙은 곧바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방출로 이어져 기후 온실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메탄가스는 지구의 지각(땅껍질) 속에 상당량 존재하고 땅속의 천연가스 내에도 존재하여 가정에서 사용하는 도시가스, 즉 액화천연가스(LNG)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메탄가스는 땅속에는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 대기 중에는 미량으로만 존재하여 지구 온실효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반면에 이산화탄소는 18세기 전반 산업혁명 이후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 급증으로 인하여 온실효과 영향력이 이미 심각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의 연쇄상승작용으로 인하여 영구동토의 메탄가스가 대량으로 방출될 기미를 보이면서 기후온난화가 일순간에 통제불능 상태(Tipping Point)에 빠지게 할 수도 있는 ‘시한폭탄’으로 등장하였다. 폭발 순간을 향하여 초침이 ‘째깍 째깍’ 돌아간다는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멸의 ‘방아쇠효과’(Trigger Effect)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한다. 산업화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의 결과물인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 온실효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게 바로 메탄가스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0~30배의 온실가스효과를 초래한다는 게 정설이다. 메탄가스의 이 같은 파괴력을 지구 기후의 미래와 연관시킨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영국)는 ‘지구를 떠나 별나라로 날아가기’ 불과 1년 전인 2017년 여름에 “지금 이대로 간다면 인류는 2백년 내에 다른 행성을 찾아 이주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현재 행태가 지속된다면 지구는 섭씨 250도로 펄펄 끓어 납이 녹고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성도 한때는 지구처럼 물이 있었으나 어떤 연유로 인하여 이산화탄소가 금성 대기의 주성분이 되면서 온실효과로 인하여 지금처럼 뜨거운 행성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뒤를 잇는 물리학자로 정평이 난 스티븐 호킹은 ‘메탄가스 시한폭탄’의 경고를 세게 날리고 지구를 떠난 것이다.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메탄가스의 위협을 미리 알린 셈이다.
‘영구동토’는 일 년 내내 늘 얼어있는 땅을 말한다. 설령 여름철에 표층은 녹아 풀이 자라더라도 그 땅속이 얼어있으면 영구동토에 해당된다. 영구동토는 지구 표면의 14% 가량 되는 면적으로 깊게는 수십m에서 수백m에 이르는 곳도 있다. 물론 남북극권 양쪽에 모두 존재하지만,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북반구의 영구동토이다. 남극 영구동토는 아직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북반구 영구동토 가운데서도 유라시아대륙 시베리아 북동부와 북아메리카 대륙 알래스카 및 캐나다 북서부 유콘 지방을 합쳐 예도마(Yedoma) 지역이라 하는데, 땅속 얼음의 비율이 50~90%나 되고 생물 유기체의 비율이 2% 가량이나 되어 영구동토 해빙의 위협이 특히 극심한 지역이다. 생물유기체는 곧 탄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이 동토대의 탄소함유량이 높은 이유는 약 258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를 일컫는 홍적세(洪積世: 플라이스토세) 시기에 탄소가 풍부한 식물들이 토지와 함께 갑자기 얼어붙었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되었다. 홍적세 시기는 신생대 제4기에 속하며 지구에 빙하가 널리 발달하고 시베리아 등 고위도 지역에 매머드 같은 코끼리류가 살았다. 이 마지막 빙하기는 약 1만 년 전에 끝나 지금과 같이 사람이 살기 좋은 기후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사람에 의하여 그 ‘살기 좋은’ 기후가 ‘살 수 없는’ 기후로 악화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기후변화, 영구동토의 급속해빙, 지구는 섭씨 250도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