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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리튬'에 무방비…도심 통과 후 농도 높아져: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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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리튬'에 무방비…도심 통과 후 농도 높아져

박순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2/04 [15:06]

한강 '리튬'에 무방비…도심 통과 후 농도 높아져

박순정 기자 | 입력 : 2019/12/04 [15:06]
팔당댐
팔당댐

국민 절반이 마시는 식수원인 한강이 경금속 리튬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휴대전화와 전기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양극성 장애 치료제에 들어가는 리튬이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으료 유출돼 농도가 크게 치솟은 현상이 처음으로 한강에서 확인된 것이다. 한국에서 리튬 소비는 늘고 있지만 폐기물과 관련한 규정이 없어 관련 대책 마련을 서둘러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종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한강의 리튬 농도를 측정한 결과 한강이 서울을 통과할 때 리튬의 농도가 상류보다 평균 6배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4일 공개했다. 경금속 리튬이 환경에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리튬은 가볍고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어 휴대전화기와 노트북PC,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로 많이 쓰이는 경금속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친환경 전기차와 재생에너지가 각광받으며 리튬이온배터리의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리튬 폐기물의 영향은 전혀 평가되지 않은 상황이다.

연구팀은 20157월 남한강과 북한강 상류부터 한강 하류까지 22곳에서 강물, 수돗물, 수처리장 유입수와 배출수 등을 포함해 27개의 시료를 채취해 리튬 농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강 상류에서는 리튬 농도가 매우 낮게 나왔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원인 팔당댐 지역부터 리튬 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을 통과하는 곳에서는 리튬 농도가 상류보다 최대 60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수처리 방식으로는 물속에 녹아 있는 리튬을 제거할 수 없어 수돗물에서도 리튬 농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연구팀은 물속에 녹아 있는 리튬이 인위적 요인 때문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한강에 유입된 리튬은 리튬이온전지, 각종 치료제, 음식물처리장 부산물, 세제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종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이 물속에 녹아 들어가 환경이나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리튬이 생태계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폭넓은 조사가 필요하고 리튬 관련 폐기물 처리 및 규제 방안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학계도 리튬이 가져올 미래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달 7일 리뷰 논문을 내고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배터리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 재사용과 재활용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네이처는 리튬이온배터리 상용화 속도를 재사용과 재활용 연구가 전혀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수년 내로 리튬배터리 폐기물로 이뤄진 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한국도 준비가 부족한 현실은 마찬가지다. 환경부가 지난해 한국자동차자원순환협회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폐배터리는 지난해까지 100여 개가 나왔으나 2024년에는 약 1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전기차 목표인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 대 보급을 달성하면 2040년 누적 발생량은 576만 개로 급증한다. 하지만 리튬 배터리를 폐기하는 규정은 별도로 마련돼있지 않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적으로도 리튬배터리 폐기물을 처리하는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논의를 미뤄 왔다. 올해 6월부터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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