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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구충제 항암 이슈…'알벤다졸' 품귀 현상: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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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구충제 항암 이슈…'알벤다졸' 품귀 현상

박순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2 [22:15]

식지않는 구충제 항암 이슈…'알벤다졸' 품귀 현상

박순정 기자 | 입력 : 2019/11/22 [22:15]

펜벤다졸 성분의 동물용 구충제에서 시작된 항암효과 논란이 사람 구충제 성분인 알벤다졸로 옮겨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알벤다졸의 항암 효능을 연구한 8년 전 의학 보고서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게 구충제 항암효과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 논문은 현재 유튜브 등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4일 공지를 통해 "동물용 구충제뿐만 아니라 인체용 구충제를 판매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구매자에게 용도를 확인하고 충분한 투약지도를 통해 구충제가 의약품 허가사항에 따라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약사회는 또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왜곡된 정보에 편승해 보건의료인으로서의 국민적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달라""항암효과와 관련된 불확실한 정보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일선 약사들 사이에서는 암환자들의 적발한 심정을 일견 이해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무조건적으로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도 흘러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약국은 구충제 재고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알벤다졸 열풍의 근원지는 지난 2011년 김영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발표한 의학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실험용 쥐를 이용해 알벤다졸 항암 효과를 검증한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알벤다졸이 암 성장을 억제할 뿐 암세포 자체를 죽이는 내용은 아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았고, 암세포 자체를 죽이는 것도 아닌데도 암 환자들의 기대를 받는 상황이다.

구충제의 항암 효과를 검증한 또 다른 국내 연구는 남정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주도했다. 연구팀은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가 윈트(Wnt) 신호를 억제해 암 줄기세포 형성과 증식을 제어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작용기전을 연구했다.

사람과 유사한 염증성 대장암 동물모델과 환자유래 암조직을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니클로사마이드 우수한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열두조충증과 막양조충증 등 촌충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로 1958년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품목허가를 받은 건 아니어서 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항암제로 품목허가를 받으려면 3단계 임상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 구충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능을 검증하지 않았고 알려지지 않은 독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암 환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유튜브에 알벤다졸의 효능을 강조하는 영상들도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대학병원 한 교수는 "임상을 진행하고 부작용 문제를 검증하지 않은 약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어렵더라도 의사 처방을 따라 치료받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도 "알벤다졸은 구충제로 암 효능을 검증하지 않았고 장기간 복용할 때 발생하는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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