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하나뿐인 지구 : 트럼프와 그린란드 빙하 ②-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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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뿐인 지구 : 트럼프와 그린란드 빙하 ②-1
  • 김시월 대기자
  • 승인 2019.10.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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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대륙빙하의 해빙(解氷)을 내다보고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 하는 것일까?
150여 년 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거저 사들였던 영광의 재현을 노리는 듯
그린란드 대륙빙하는 북대서양의 따뜻한 공기와 따뜻한 바닷물로 더 빨리 녹아내리는 중

 

2019년 뜨거웠던 지구 북반구의 여름, 얼음에 뒤덮인 거대한 대륙형 섬나라 그린란드가 세상의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호사가(好事家)들과 지구환경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비극적 환경론자들에게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한반도 면적 22의 열 배, 남한 면적 1022배에 이르는 216의 광대한 땅덩어리에 불과 57천여 명 밖에 살지 않고 있는데다, 전체 면적의 85%가 대륙빙하(Ice Sheet)라는 얼음에 뒤덮여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빙하의 두께가 최대 3,300m나 될 정도여서 남극 대륙에 이어 지구상 최후의 처녀지(處女地)로 남아 있는 영구동토(永久凍土)의 땅 그린란드가 때아니게 뜨거운 글로벌 이슈의 한 가운데를 차지했던 것이다.

그린란드라는 얼음의 땅은 애당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류의 보편적 문제에 있어서는 세계의 뉴스거리가 될 만한 게 별로 없는, 지구 변방 중의 변방이었다. 그러나 드넓은 땅덩어리를 억만년의 세월동안 덮고 있던 대륙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리는데 따른 해빙(解氷) 위기론이 급박해지면서 유독 지구환경의 이슈에서는 늘 중심의 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그러던 중에 20198,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은 돌연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은 뚱딴지 제안을 내놓아 세계의 매스컴과 SNS 등 뉴미디어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온 세상을 향해 공식 제안하여 글로벌 뉴스의 한 켠을 뜨겁게 달구었다.

 

비록 덴마크 중앙정부와 그린란드 자치정부로부터 즉시 일언지하에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지만, 선천적으로 장사꾼기질을 타고나 협상의 기술에 관해서는 자칭 타칭 세계의 톱클래스 비즈니스맨인 트럼프는 역시 쉽게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협상 자세를 더욱 곧추세웠다. 상대방이 딱지를 놓거나 말거나 막바로 매입 대상 물건의 현황 파악을 위한 현지 실사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방문했다고 92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입 의사를 밝혔다가 퇴짜를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어 달 만에 이뤄진 고위급 대표단 방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더욱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표단에는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방부(펜타곤) 소속 관리들이 포함됐는데, 그린란드 정부 관리들과 사회지도자들을 잇달아 면담한데 이어 덴마크 중앙정부도 곧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대표단을 이끈 브레히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하원 민주당이 의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라고 WSJ은 소개했다. 그만큼 그린란드 매입 작전에 트럼프의 힘이 실려 있다는 반증이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대표단 방문의 목표가 "지역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협력"을 논의하는 데 있다고 방문의 목적을 설명했다. 그러나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과 관련해 현지에서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제안이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자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를 비난하면서 예정했던 덴마크 국빈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 동맹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그린란드를 향해 끈질긴 구애작전(求愛作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표단을 보낸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다시 한번 그린란드의 군사적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광대한 땅에 묻혀 있을 지하자원이나, 유라시아대륙과 북미대륙의 한가운데 위치한 항공/항해 교통요충지로서의 잠재적 가치도 크겠지만 당장 현재로서는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군사적 가치가 트럼프의 구미를 한껏 당기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덴마크와의 안보조약에 따라 그린란드 최북단 군사시설이자 미국의 미사일 공격 조기경보 시스템이 배치된 툴레 공군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지구의 한계를 벗어난 우주전쟁을 대비하고 있는 미국 공군우주사령부(USAFSC)도 툴레 공군기지를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는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에 눈독을 들인 중국이 그린란드에 신공항 3곳을 건설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미국의 불안을 키우기도 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은 당시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덴마크 정부에 강력히 전달했고, 중국의 그린란드 신공항 참여 계획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처럼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고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동산 매매 계약을 성사시키려 온갖 꾀를 내기 시작한 데에는 아마도 올 여름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해빙(解氷) 문제가 세계 기후환경 분야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실제로 올 여름이 시작되면서 유럽의 이례적 폭염이 주요 기상 뉴스로 자주 등장하였고, 이에 따라 유럽대륙에서 가까운 그린란드의 얼음이 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르게 녹고 있다는 뉴스 역시 자주 등장하였다.

 

기록적 폭염에 따른 유럽대륙의 열기가 그린란드 얼음을 더 빨리 녹이는 중

 

구체적으로, 세계기상기구(WMO)는 북반구의 여름이 절정기에 이르렀던 지난 726일 유럽을 뜨겁게 달군 더운 공기가 그린란드 쪽으로 대거 이동함으로써, 남극 대륙에 이어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두꺼운 그린란드 얼음층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녹고 있다고 분석했다.

 

WMO 클레어 눌리스 대변인은 북아프리카에서 올라온 더운 공기로 725일 유럽 각지에서 기존 최고 기온 기록을 24도씩 넘어서는 폭염이 관측됐다면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눌리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상 전망에 따르면 대기의 흐름이 유럽 대륙의 열기를 그린란드 쪽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그린란드의 빙하가 녹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텐데 기록적 수치를 찍었던 2012년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 녹는 예측도 1
예측도2
예측도2
예측도3
예측도3
예측도4
예측도4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2022년-2152년-2199년-2300년 등 앞으로 200년 이내의 단계적 빙하후퇴 예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남북극과 그린란드의 얼음변화를 집중 관측하는 프로젝트인 ‘Ice Bridge Project’의 한 가지 사업으로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점차 해양 쪽에서 내륙 쪽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표출하여 2019년 6월 공개한 그림이다. 흰색부분은 대륙빙하이고, 흑갈색 부분은 얼음이 사라진 기반암층이며, 갈수록 확장되고 있는 보라색 부분은 그 중간지대로서 두꺼운 얼음이 급격히 녹아가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의 추세대로 얼음이 녹는다면 앞으로 1천년 이내에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아 없어지고, 지구 전체 해수면이 5~7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른쪽 위에 있는 섬은 아이슬란드.
그림 1~4까지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2022년-2152년-2199년-2300년 등 앞으로 200년 이내의 단계적 빙하후퇴 예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남북극과 그린란드의 얼음변화를 집중 관측하는 프로젝트인 ‘Ice Bridge Project’의 한 가지 사업으로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점차 해양 쪽에서 내륙 쪽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표출하여 2019년 6월 공개한 그림이다. 흰색부분은 대륙빙하이고, 흑갈색 부분은 얼음이 사라진 기반암층이며, 갈수록 확장되고 있는 보라색 부분은 그 중간지대로서 두꺼운 얼음이 급격히 녹아가고 있는 지역이다. 현재의 추세대로 얼음이 녹는다면 앞으로 1천년 이내에 그린란드의 얼음이 모두 녹아 없어지고, 지구 전체 해수면이 5~7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른쪽 위에 있는 섬은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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