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본격적인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여야의 기싸움 시작

조국 장관의 사퇴로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물갈이론’과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뜻을 앞세워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조국 퇴진’과 ‘민부론’을 주장하며 여당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중진의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국회 신뢰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말을 했다. 이해찬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공천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진의원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며 “당내 기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총선마다 나오는 물갈이론

물갈이론은 매번 총선 정국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17대 총선 이래로 선거에서 승리한 당은 초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에서 물갈이론 카드를 사용하는 건 총선 구도에서 불리한 쪽이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국 사태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한 민주당이 이를 급하게 내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에서 현재까지 불출마가 확정된 인원은 15명으로 전해진다. 현역 의원 중에는 이해찬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원혜영 의원이 불출마 대상이다.

당의 핵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세대교체 공천이 이루어지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11월에 시작되는 ‘현역 의원 최종평가’에서 하위 평가자 20%를 합치면 본선 전 당내 경선에서 최대 40명이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핵심 인사들을 중심으로 물갈이론이 계속될 경우 공천이 있기까지 당내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인물을 찾아

경쟁력을 지닌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당의 강세지역의 현역의원이 물러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물갈이 작업은 강세지역인 대구·경북이 제일 먼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이완영 전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과 최경환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경산에 새로운 인물을 세우자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 내에서는 황교안 의원이 공천 물갈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무감사위원 전원을 비공개로 교체한 황교안 대료는 새로 선임된 위원의 상당수를 본인과 가까운 인사들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총선 공천에서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당 대표의 직속기구에 해당한다. 위원장 교체에 상당한 영향의 행사가 가능한 기구로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위원회의 전원 교체는 서울 등 수도권 원외 당협에 당선 경력을 갖지 못하고 방치된 인물들이 많다는 당 내의 목소리를 황교안 대표가 받아들여 결정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또 황 대표가 당무위원 교체를 통해 원외위원장을 시작으로 현역의원들을 공천 물갈이를 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대표는 “당무감사에 만전을 기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준비하는 좋은 모멘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의 변수로 선거법 개정안을 들 수 있다.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게 될 경우 선거의 방식이 바뀌고 거대 여야 양당의 의석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에 한국당 내에서는 선거연대 후 총선 뒤에 합치하는 방식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당의 2중대 정당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 같은 구상을 시행할 경우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4번 연속 승리로 진보집권 20년이 열린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