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아베 총리와의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일과 관련해 주목할 인물이 22일 즉위식을 갖는 나루히토(59세) 일왕의 왕비 마사코(56세)다.

마사코 왕비는 결혼 전 외무성에서 근무하며 세계의 평화를 위해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외교관으로 활동한 마사코 왕비는 일이 더 소중하다는 이유로 왕세자의 청혼도 7년 동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코 왕비는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일 행사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날이 마사코 왕비의 공식적인 왕비로서의 임무를 데뷔한 날이기도 하다. 왕비는 능숙한 영어실력으로 통역의 도움을 받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날 자리에서 마사코 왕비는 멜라니아 여사와  볼에 키스를 나누며 친분을 쌓기도 했다. 일본 여론도 그녀에 대해 ‘기품이 넘친다’며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그녀의 커리어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왕비의 아버지 오와다 히사시 역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고 전해졌다. 왕비의 아버지는 주미 일본대사관 공사 등 요직을 거쳐 국제사법재판소(ICJ) 소장까지 지낸 바 있다.

마사코 왕비의 국제적인 감각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미국ㆍ러시아 등지에서 성장했던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어ㆍ러시아어ㆍ프랑스어에도 능통하지만 모국어인 일본어를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한다.

그녀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졸업하면서 우등생인 마그나 쿰 라우데(Magna Cum Laude)로 선정됐다. 지도교수였던 유명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마사코의 졸업 논문에 대해 “학부생으로서는 놀라운 수준의 컴퓨터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며 “밤 늦게까지 컴퓨터와 씨름하던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난 마사코 왕비의 혜안이 이번 한·일 관계 개선에 주요한 역할을 할 서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그녀의 남편 나루히토 일왕에 대한 기대감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물포럼 개막식에서 당시 왕세자 신분이었던 나루히토 일왕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총리가 한일관계개선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고 한다.

한일관계 개선을 부탁하는 이 총리에 나루히토 일왕, 당시 왕세자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를 반성하는 바탕 위에서 좋은 관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한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두 번 다시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과거의 역사를 깊이 인식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일 중에 이 총리와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짧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이번 궁중연회에서는 일본어에 능숙한 이 총리가 일왕 부부와 일본어로 직접 대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가 이러한 과정에서 나루히토 일왕에게 한국 방문 요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지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총리는 지난해 브라질 물포럼에서 한국 방문에 대한 의사를 일왕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