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사이버 공격까지 현실로…인천시 통합방위훈련이 필요한 이유을지연습 연계 비상 화상회의로 ‘을종’사태 선포 절차 실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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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대 인천광역시장이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사업 민관정 협의체 킥오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내외신문/전용현 기자] 전쟁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군사적 충돌과 무력 침투가 주요 위협이었다면 지금은 드론 공격, 사이버 테러, 통신망 마비, 전력시설 파괴, 대규모 재난과 허위정보 확산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는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방정부와 군, 경찰, 소방,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방위훈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8월 12일 ‘2026년 을지연습’과 연계해 개최한 ‘2026년 제3분기 인천광역시 통합방위협의회’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실전형 점검의 성격을 갖는다. 긴급 비상 상황을 가정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각 기관 지휘소와 상황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통합방위 ‘을종’사태 선포 절차와 기관별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회의에는 박찬대 인천광역시장을 비롯해 박종혁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김용수 육군 제17보병사단장, 최영길 해병대 제2사단장, 한창훈 인천경찰청장 등 통합방위협의회 위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 기관들은 2026년 인천시 을지연습 계획과 통합방위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실제 위기 발생 시 각 기관이 맡아야 할 역할과 협조 절차를 확인했다.
인천에서 통합방위훈련이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도시가 지닌 전략적 특성 때문이다. 인천에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고 수도권 전력 공급과 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발전시설, 산업단지, 물류기지와 주요 교통망이 밀집해 있다.
서해5도와 북한 접경 해역을 관할하는 지리적 여건도 빼놓을 수 없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서해 해상에서는 국지적 충돌과 주민 대피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공항과 항만이 공격받거나 기능을 상실하면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수도권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인천의 통합방위훈련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공항과 항만, 전력과 통신, 도로와 철도 등 핵심 기반시설을 지키고 305만 시민의 생명과 일상을 보호하기 위한 도시 차원의 위기관리 훈련이다.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초기 수십 분의 판단이 피해 규모를 좌우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정보가 불완전하고 기관마다 보고체계와 판단 기준이 달라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군은 군사적 위협을 분석하고 경찰은 치안과 교통을 통제하며 소방은 구조·구급과 화재 진압을 담당한다. 지방정부는 주민 대피, 의료 지원, 재난문자 발송, 생활필수품 공급과 행정 기능 유지 등을 책임져야 한다.
문제는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만 수행해서는 전체 위기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격 주체와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먼저 상황을 판단하고, 어느 단계에서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며, 시민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할 것인지가 사전에 정리돼 있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을종’사태 선포 절차를 실제 상황처럼 숙달한 것도 이러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통합방위사태가 선포되면 군·경찰·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위협 수준에 맞춰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고 지역 방어와 주민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절차를 문서로만 알고 있는 것과 반복 훈련을 통해 실제로 수행해 보는 것은 대응 속도와 정확성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화상회의 방식 역시 실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대규모 재난이나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는 주요 인사들이 한 장소에 모이기 어려울 수 있다. 도로가 통제되거나 통신망 일부가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각 기관의 지휘소와 상황실을 연결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훈련은 지휘부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공동 대응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최근의 안보 위협은 군사 영역과 일상생활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드론이 공항이나 발전시설 주변에 출현하면 항공기 운항과 전력 공급이 중단될 수 있고, 사이버 공격으로 행정망과 금융망, 병원 전산망이 마비되면 시민 생활 전반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집중호우나 대형 화재 같은 재난이 군사적 긴장이나 사이버 공격과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인천의 압도적 성장과 305만 시민의 행복은 굳건한 안보와 흔들림 없는 통합방위태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도시의 성장은 안전이 확보될 때 지속될 수 있으며, 기업의 투자와 관광객 유치, 공항·항만의 정상 운영 역시 안정적인 위기관리 체계와 연결돼 있다.
훈련의 성과를 높이려면 회의와 절차 숙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훈련 과정에서 확인된 통신 장애, 보고 지연, 기관 간 역할 중복과 장비 부족 문제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개선해야 한다. 서해5도와 접경지역, 공항·항만 주변, 산업단지와 인구 밀집지역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주민 대피계획도 지속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 행동요령을 알리는 작업도 중요하다. 비상 상황에서 대피 장소가 어디인지, 재난문자를 받았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통신이 중단되면 어디에서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지를 시민이 알고 있어야 훈련이 실제 대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합방위훈련은 전쟁에 대한 불안을 키우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도시 기능을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준비다. 드론과 사이버 공격, 군사적 도발과 대형 재난이 결합할 수 있는 시대에는 평상시 반복한 훈련이 위기 순간의 혼란을 줄인다. 인천시의 이번 훈련은 군·경찰·소방·행정기관이 하나의 대응체계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305만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역 통합방위 역량을 강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