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준주거지역 개발밀도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의 전체 도시면적 가운데 준주거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3.97%다.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서울 2.30%, 대구 1.90%, 부산 1.17%를 크게 웃돈다.
인천 전체 준주거지역 면적은 2천41만㎡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별도의 지구단위계획 없이 지정된 원도심 준주거지역은 517만㎡로 전체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제물포구 송림동과 부평역 남측 지역, 남동구 만수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주로 1970년대 도시 확장과 토지 이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준주거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정 당시 기대했던 상업·업무 기능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저층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으로 변했다.
반면 1990년대 택지개발로 조성된 부평구·계양구 일대와 2000년대 이후 개발된 경제자유구역의 준주거지역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같은 준주거지역이라도 원도심과 신도시 사이에 관리 수준과 주거환경의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다.
오피스텔에 유리한 용적률이 과밀 개발 부추겨
원도심 준주거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토지 이용 현실과 개발 기준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당수 지역이 경사지와 좁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도로 폭과 주차공간, 보행로, 공원 등 생활 기반시설도 부족하다.
건축물이 노후화하면서 정비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300㎡ 미만의 소규모 필지가 많아 생활권 단위의 종합적인 정비보다 개별 건축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필지를 중심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이 연속적으로 들어서면 거주 인구와 차량은 증가하지만 도로와 주차장 등 기반시설은 그대로 남게 된다.
인천의 용도용적제도 이러한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용도용적제는 건축물의 주거용 연면적 비율에 따라 용적률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로,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인천이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현행 인천시 도시계획조례에서는 준주거지역 건축물의 주거용 연면적 비율이 80%일 경우 용적률을 300%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주거용 비율이 40%를 넘더라도 최대 420%의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동주택이나 다세대주택보다 오피스텔을 건설하는 것이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주거용 오피스텔이 공동주택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용된다. 법률상 건축물 용도는 업무시설이지만 현실에서는 주거시설로 활용되면서 도시계획상 예상보다 많은 상주인구와 차량을 발생시킨다.
이 같은 개발이 반복되면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교통 혼잡, 주차난, 보행 안전 저하, 학교와 공원 부족 등 복합적인 도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준주거지역의 높은 용적률이 상업·업무 기능을 활성화하기보다 원도심의 주거 밀도만 높이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용적률 조정과 생활권 단위 정비 병행해야
인천연구원은 주거 성격이 강한 원도심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250~300% 수준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토지 이용 상태가 다가구·다세대주택 중심이라면 명목상 준주거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기보다 1·2종 일반주거지역과 유사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용도용적제도 실제 거주 형태를 반영해 손질할 필요가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업무시설로만 분류해 공동주택보다 높은 용적률을 허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차 수요와 상주인구, 기반시설 수용 능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용적률 제한만으로는 원도심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개발밀도를 낮추면서 도로 확장과 공영주차장 설치, 보행로 확보, 공원 조성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 주민과 토지 소유자의 정비사업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소규모 필지별 개발보다는 여러 필지를 묶어 생활권 단위로 정비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개발을 유도하고 개발 과정에서 확보된 공공기여를 도로와 주차장, 공원, 돌봄시설 등 지역 기반시설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인천시도 원도심 준주거지역을 동일한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 주거 중심 지역과 상업·업무 중심 지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상업 기능이 형성된 역세권과 간선도로 주변에는 복합개발을 허용하되, 경사지와 저층주택 밀집지역은 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개발밀도를 조정하는 세분화된 도시계획이 요구된다.
원도심 준주거지역 문제는 용적률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를 넘어 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인천의 도시계획도 개발 가능 면적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거환경과 기반시설의 수용 능력을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