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집’은 세금 낮추고 ‘보유한 집’은 높인다…20억 미만 부동산 세제 없애, 거주 중심으로 전환실거주 1세대 1주택,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 과세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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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옆 아파트 (사진=내외신문db) |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실거주 여부와 주택가격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한 점이다.
실거주하는 1세대 1주택은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시가 20억원을 넘더라도 30억원 이하 주택은 현행 제도보다 세 부담이 줄어들도록 설계했다.
시가 30억~40억원 구간에서는 세 부담이 서서히 증가하고, 40억~50억원 안팎의 초고가주택부터는 과세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구 부총리는 “거주하는 주택과 중산층이 사는 주택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공평과세에 초점을 맞췄다”며 “실거주 1세대 1주택 가운데 시가 30억원 이하 주택의 세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시가 30억원을 기준으로 인위적인 경계선을 설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내놨다. 비과세 기준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종부세율 등 여러 과세요소를 종합적으로 적용한 결과 시가 40억~50억원 구간부터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장기간 실제로 거주한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한 주택에 10년 동안 거주한 뒤 매도하는 경우 보유 단계에서 세 부담을 낮추고, 실거주하지 않은 주택과는 차등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보유세와 거래세 가운데 어느 한쪽만 일률적으로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두 세목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실거주자에게 과도한 세 부담이 부과되는 문제는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는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주거 목적의 보유와 투자·임대 목적의 보유를 세제상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이 직접적으로 집값을 낮추기 위한 대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이 커지면 일부 보유자가 매물을 내놓으면서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 부총리는 “집값을 잡기 위해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부수적인 효과로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등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집값 안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세금으로 집값을 직접 통제하기보다 실거주자는 보호하고 투자 목적 보유의 비용은 높여 시장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보유세가 늘어난 고가주택 소유자가 추가 부담을 전월세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은 이번 개편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시가 20억원 미만 주택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시가 30억원 이하 주택도 세 부담이 감소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임대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 3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임대시장에서는 일부 세 부담 전가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기존 임차인 보호 제도를 통해 급격한 임대료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규 임대차 계약이나 고가주택 월세시장에서는 세금 증가분이 임대료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부동산 세제는 주택 수와 가격을 중심으로 설계돼 실거주 1주택자도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세 부담이 급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개편은 실거주 여부를 중요한 과세 기준으로 끌어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실제 거주하는 집과 투자·임대 목적으로 보유한 집을 다르게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의 성격을 금융·투자자산보다 생활공간으로 보겠다는 정책 전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30억원 이하까지 세 부담을 낮추면 서울과 수도권의 중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실거주 1주택자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비수도권에서는 종부세 대상 주택 자체가 많지 않아 체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말하는 ‘중산층 보호’가 실제로는 수도권 중고가주택 소유자 보호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정액 공제나 각종 세액공제는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절대적인 혜택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주택가액별 부담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시가 40억~50억원을 넘어서는 주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면 초고가주택 보유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는 역진성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과세 정상화’라는 표현만으로는 실제 부담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 최종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고령자·장기보유 공제의 중복 적용 방식까지 확인해야 실질적인 증감액을 알 수 있다.
보유세 부담만 높이고 매도 단계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그대로 유지되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기보다 증여하거나 계속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면 일정 기간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거나 장기보유 주택에 출구를 마련하는 정책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 정부가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집값 안정 효과는 보유세 강화 자체보다 다주택자가 “보유하는 것보다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세제 전체가 설계됐는지에 달려 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기존 계약 갱신 과정의 급격한 임대료 인상을 제한할 수 있지만, 신규 계약의 가격까지 직접 억제하는 장치는 아니다.
따라서 고가주택 보유세가 크게 오르면 집주인이 신규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높여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 고가 임대차시장의 신규 계약가격과 월세 전환율을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개편은 모든 1주택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거주 여부와 주택가액에 따라 부담을 차등화했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은 분명하다.
실거주 중산층과 장기거주자를 보호하고, 비거주·투자 목적의 고가주택에는 더 많은 부담을 지우겠다는 구조다. 다만 실제 집값 안정과 매물 증가로 이어지려면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거래세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시가와 공시가격의 환산 기준, 공정시장가액비율, 장기보유·고령자 공제 적용 방법이 최종 법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납세자의 실제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가격대별·보유 형태별 세액 변화 사례를 구체적으로 공개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