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이 던진 신호…‘삼전닉스’ 저평가 끝날까SK하이닉스, 신주 기반 ADR 발행으로 미국 자본시장 직접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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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급락 전세계 시장이 동반하락 예전에는 미국이 기침만해도 한국은 감기걸린다는 말은 옛말(사진=ai합성) |
ADR·ADS 상장, 기존 주식을 옮기는 것과 다르다
ADR은 미국 예탁은행이 한국에 보관된 원주를 기초로 발행하는 증서다. ADS는 실제 미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개별 단위를 의미한다. 통상 시장에서는 ADR 상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투자자는 거래 화면에서 ADS 단위로 사고판다.
이번 SK하이닉스 상장은 기존 국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단순히 미국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기초로 ADR을 조성한 구조다. 따라서 기업에는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반면 전체 발행주식 수 증가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미국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가치 평가 기준도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술주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미국과 한국 시장 사이에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환율과 예탁 수수료도 거래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HBM은 SK하이닉스, 범용메모리는 삼성전자 우위
SK하이닉스가 SEC 신고서에서 제시한 시장점유율은 HBM 56.4%, D램 29.1%, 낸드플래시 18.5%다. 특히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HBM에서는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점유율 변화에는 긴장감도 감지된다.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2025년 63.2%에서 56.4%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확대된 것으로 제시됐다. D램에서도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낮아진 반면 삼성전자는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D램 38.7%, 낸드 32.5%로 범용메모리 시장의 1위를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을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한다면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D램·낸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추격하는 구도다.
낸드 시장에서는 미국 샌디스크와 마이크론뿐 아니라 중국 YMTC의 성장도 변수다. AI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을지는 기술력과 수율, 생산능력 확대 속도에 달렸다.
메모리 반도체, 경기민감 산업에서 AI 인프라 산업으로
반도체주는 그동안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분류됐다. 스마트폰과 PC, 가전제품 판매가 줄면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다시 공급 조정이 진행되면 가격이 오르는 사이클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부상하면서 기존 공식이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전체 반도체 시장이 1조달러에 근접하고 메모리 시장도 AI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메모리 비중이 전체 시장의 절반을 넘어설 경우 스마트폰과 PC 경기에 대한 의존도도 낮아질 수 있다.
에이전트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피지컬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수요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HBM 생산 확대가 일반 D램 공급을 제한해 범용메모리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도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실적 전망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은 이 같은 산업구조 변화에 근거한다. 다만 특정 시점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만으로 저평가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AI 투자 둔화와 공급과잉, HBM 가격 하락, 미·중 반도체 규제,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다.
결국 ‘삼전닉스’의 재평가는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보다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정착하느냐에 달렸다.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가 과거의 경기민감 산업에서 장기적인 AI 인프라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다. 이 전환이 확인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용됐던 고질적인 ‘한국 반도체 할인’도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