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멈춘 백령도 8시간…전력난이 안보·의료 위기로 번졌다2천600가구 정전…병원·군부대·통신시설까지 전력공급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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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멈춘 백령도 (사진=ai활용) |
늘어나는 전력수요…현재 발전시설은 이미 한계
백령도의 발전시설 용량은 디젤발전기 8기 1만5천㎾와 이동형 발전기 1기 2천㎾를 합쳐 총 1만7천㎾다. 그러나 냉방기기 보급 확대와 관광·편의시설 증가, 군부대 시설 확충으로 전력수요가 계속 늘면서 기존 발전시설만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준공된 군부대 생활관과 의무중대 건물도 전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부터는 백령도 생태관광체험센터와 중화동교회 복원사업에 따른 신규 수요까지 발생했다.
앞으로의 전력수요는 더욱 크다. 군부대 해안경비시설에는 2028년까지 3천225㎾가 추가로 필요하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해수담수화시설에는 5천100㎾, 해경부두에는 3천㎾가 요구된다. 2030년 이후 백령공항 배후부지가 개발되면 약 2천700㎾의 전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전용량을 유지한 채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한다면 정전 위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특히 물과 의료, 통신, 군사시설까지 하나의 발전소에 의존하는 구조는 비상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5년째 표류한 발전소 증설…‘섬이라서 방치했나’
한전은 2020년 백령발전소 증설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22년 사업에 착수했다. 기존 발전량을 2만3천㎾로 확대하고 비상용 설비까지 포함해 총 2만9천㎾의 공급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3년 발전소 증설 예정 부지에서 유류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시공사 문제로 계약 해지와 재입찰이 두 차례 진행됐고, 최근에는 환경영향평가 등 일부 행정절차가 누락된 사실까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했던 사업은 수년째 표류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가동도 불투명한 상태다. 주민들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전력 부족을 호소했지만 관계기관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백령도의 전력 문제를 더 이상 도서지역 주민들의 불편으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발전소 증설 일정을 다시 확정하고, 병원·군부대·통신시설에 독립형 비상전력망을 구축해야 한다.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등 분산형 전원도 병행해 발전기 고장이나 공급 중단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폭염 속 8시간 정전은 예고된 사고에 가까웠다. 국가가 백령도를 안보의 최전선이라고 강조한다면 주민의 생명과 군사시설을 지탱하는 전력망부터 최전선에 걸맞게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