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태원 참사 첫 회의서 “유흥 즐기다 난 사고”…‘참사’ 명칭 변경 승인 정황특조위, 중대본 회의록 열람과 참고인 조사 통해 당시 발언 관련 진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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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 받는 윤석열 (사진=공동취재단) |
윤 전 대통령이 “아직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법적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특조위는 밝혔다.
특조위 조사 결과, 중대본 첫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정부는 ‘참사’와 ‘사고’라는 표현을 혼용했다. 상당수 언론은 발생 초기부터 이 사건을 ‘이태원 참사’로 규정해 보도했다.
그러나 중대본 첫 회의에서 명칭 변경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됐다. 회의록에는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해자가 없는 이번 사고의 특성을 고려해 피해자·희생자 등을 사망자·사상자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승 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도 사고 원인이 조사 중이라는 점을 들어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이태원 사고’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건의했다.
특히 회의 참석자와 참관자들은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참석에 앞서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에게 “참사나 희생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나중에 국가 책임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용어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한 전 총리는 이를 “좋은 의견”이라며 수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회의에 참석한 윤 전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정부의 공식 용어가 ‘참사·피해자·희생자’에서 ‘사고·사망자·사상자’로 통일됐다는 것이 특조위의 판단이다.
이 전 장관의 국가 책임 관련 발언과 한 전 총리 및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중대본 회의록에 직접 기록되지 않았다. 다만 특조위는 여러 회의 참석자가 “긴급한 재난 수습 상황에서 용어 변경이 중요 안건으로 다뤄진 것이 이례적이어서 주요 발언을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당시 회의에서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진 유일한 안건이 용어 변경 문제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명칭 변경 결정은 회의 당일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됐으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 영상회의에서는 ‘행안부 장관 지시 사항’으로 강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윤석열 정부가 대규모 인명 피해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보다 국가 책임의 확대 가능성과 표현 관리에 먼저 집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꾼 것은 단순한 행정 용어 정리가 아니라 사건의 성격과 국가의 책임 범위를 축소하려는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특조위 관계자는 “용어 변경은 윤석열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조사를 통해 국가의 책임 회피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앞으로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의 관련 발언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중대본 회의록이 행안부 공식 문서로 등록되지 않은 경위와 행안부가 특조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상민 전 장관이 과거 특조위 청문회와 국회 국정조사에서 명칭 변경과 관련해 내놓은 발언에 위증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