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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만으론 미래 없다”…예·적금 깨고 주식·ETF로 몰리는 1인 가구

1인 가구 금융자산서 예·적금 비중 7.8%포인트 감소, 주식·ETF는 6.1%포인트 증가

월세 거주 비중 48.8%로 확대…전세사기와 주거비 부담이 자산 형성 가로막아

대출받아 투자한 경험 34%…남성 1인 가구 ‘빚투’ 비율은 여성의 두 배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7/20 [08:34]

“저축만으론 미래 없다”…예·적금 깨고 주식·ETF로 몰리는 1인 가구

1인 가구 금융자산서 예·적금 비중 7.8%포인트 감소, 주식·ETF는 6.1%포인트 증가

월세 거주 비중 48.8%로 확대…전세사기와 주거비 부담이 자산 형성 가로막아

대출받아 투자한 경험 34%…남성 1인 가구 ‘빚투’ 비율은 여성의 두 배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6/07/20 [08:34]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1인 가구의 돈 관리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안정적인 예·적금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비중을 높이고, 일부는 대출까지 받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거비 상승과 물가 부담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1인 가구의 금융자산이 안전자산에서 투자자산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소득과 투자 경험, 자산관리 역량에 따라 수익 격차가 확대될 경우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형태의 자산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적금 줄이고 주식·ETF 늘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6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가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생활 분야는 경제력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1.4%가 경제력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앞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묻는 질문에서도 경제·재무 분야가 67.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의 평균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의 46.1% 수준에 그쳤다. 혼자 벌어 혼자 생활비를 부담하는 구조에서 주거비와 식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가 늘어나면서 체감 경제력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불안은 금융자산 구성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1인 가구의 주식·ETF 투자 비중은 21.1%로 2024년보다 6.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예·적금 비중은 28.3%로 같은 기간 7.8%포인트 감소했다.

 

안전하게 돈을 보관하기보다 일정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진 것이다.

 

향후 1년 안에 가입하고 싶은 금융상품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4년 조사에서는 정기 예·적금이 가장 선호되는 금융상품이었지만, 올해는 국내 주식·ETF가 42.1%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0~40대가 투자 확대를 주도했다. 주거 마련과 노후 준비, 생활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연령대에서 예금 이자만으로는 자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불안, 소득 부족에서 자산관리 격차로

 

1인 가구가 느끼는 경제적 불만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자산관리와 재테크가 어려워서’라는 응답은 2024년보다 5.2%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부족이나 생활비 부담 등 다른 불만 요인이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KB경영연구소는 이를 두고 1인 가구의 경제적 불안이 단순히 돈이 부족한 ‘양적 결핍’에서,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모르는 ‘질적 결핍’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금융정보와 투자 경험의 격차가 자산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같은 소득을 벌더라도 금융상품을 이해하고 투자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산을 늘릴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단기 수익에 집중하는 사람은 손실과 부채 부담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1인 가구의 투자 확대가 단순한 재테크 유행이 아니라 금융교육과 자산관리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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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하는 청년세대 (사진=AI합성)    

 

월세는 늘고 전세는 줄었다

 

1인 가구의 주거 형태에서도 경제적 불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인 가구 가운데 월세로 거주하는 비율은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가가 23.8%, 전세가 23.4%, 기타 형태가 4.1%로 조사됐다.

 

2024년과 비교하면 월세 비중은 3.7%포인트 증가한 반면 전세 비중은 6.6%포인트 감소했다.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대출 부담, 전세사기 사태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를 선택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월세 비중 확대는 장기적으로 자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매달 지출되는 월세는 자산으로 축적되지 않는 데다,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저축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예·적금을 해지하고 투자에 뛰어드는 배경에도 높은 주거비와 느린 자산 축적 속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성 1인 가구 ‘빚투’ 위험 커졌다

 

투자 확대와 함께 대출을 이용한 투자도 증가했다.

대출을 받아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1인 가구는 34.0%로 2024년보다 5.2%포인트 늘었다. 1인 가구 세 명 중 한 명은 빚을 내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셈이다.

 

성별 격차도 컸다. 남성 1인 가구의 투자 목적 대출 경험은 42.4%로 여성 21.7%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30% 이상이 투자 목적으로 대출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식과 가상자산, ETF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상품에 대출금까지 투입할 경우 시장 하락기에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는 소득이 줄거나 실직, 질병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제적 충격을 함께 감당할 가족 구성원이 없다는 점에서 부채 투자 위험이 더욱 크다.

 

KB경영연구소는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대출을 동반한 투자가 늘어날수록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도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인 가구의 머니 무브는 더 이상 개인의 투자 성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낮은 소득 증가율과 높은 주거비, 불안한 노후 전망이 예·적금 통장을 깨고 투자시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저축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투자 확대를 이끌고 있지만, 충분한 금융교육과 위험 관리 없이 진행되는 빚투는 오히려 1인 가구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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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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