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재난 대응…“보고보다 국민 대피가 먼저”위험 징후 포착부터 주민 대피까지…사후 수습 넘어 선제 대응체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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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숙 국무총리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성숙 총리 페이스북) |
출발점은 재난 발생 전 위험요인 점검이다
정부는 장마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빗물받이와 우수관로, 배수시설 등 전국 재해위험시설 428만여 개소를 점검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과거에는 집중호우가 시작된 뒤 하천 수위와 침수 피해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기상 상황과 지역별 위험요인을 사전에 분석하고, 침수 가능성이 높은 시설과 지역을 미리 점검하는 예방 중심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고령자와 장애인, 독거노인 등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주민을 돕는 ‘주민대피지원단’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재난 대응의 무게중심을 시설 관리와 피해 집계에서 국민의 생명 보호로 옮긴 조치이기 때문이다.
주민대피지원단은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취약계층의 거주지를 직접 확인하고 대피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히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대피가 이뤄졌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체계다.
관건은 보고가 아니라 현장의 즉각적인 판단이다
집중호우와 침수 사고는 불과 몇 분 사이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장 공무원이 상부의 지시나 공식 보고 절차를 기다리다 도로와 지하차도 통제 시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위험이 예상될 경우 현장 책임자가 선제적으로 도로와 지하차도를 통제하고 주민 대피에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과잉 대응으로 책임을 묻기보다,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우선하겠다는 방향이다.
지하차도가 침수 위험으로 통제될 경우 해당 정보를 내비게이션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정책도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재난정보가 정부 상황실과 지방정부 내부에 머물지 않고 운전자의 차량과 휴대전화까지 직접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운전자는 침수 위험지역에 도착한 뒤 통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지역에 접근하기 전에 내비게이션 안내를 통해 우회할 수 있다. 정부는 서울과 대전의 지하차도 83곳에서 해당 체계를 시범 운영한 뒤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재난정보의 생산과 전달, 현장 행동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리 정확한 정보라도 시민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재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 ▲ 사진 = 한성숙 총리 페이스북) |
또 하나의 변화는 복구 예산의 속도다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는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가 긴급 지원된다. 지방정부가 정식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기다리지 않고 ‘예산 성립 전 사용’ 제도를 활용해 응급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즉시 나설 수 있도록 한 점도 달라진 모습이다.
재난 현장에서는 무너진 도로와 제방을 복구하고 침수 주택의 토사를 제거하는 일이 하루만 늦어져도 주민 피해가 커진다. 그러나 예산 편성과 의회 심의 등 행정 절차가 길어지면 응급복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예산 성립 전 사용과 긴급 재정 지원을 적극 활용하도록 한 것은 재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복잡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복구의 속도라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 같은 변화는 이재명 정부의 재난 대응이 사전 점검, 조기 대피, 현장 통제, 실시간 정보 전달, 긴급 재정 지원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대응망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한두 차례의 신속한 대응만으로 낡은 도시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노후 하수관로와 배수펌프장, 반지하주택, 지하차도, 전통시장과 저지대 주거지역의 구조적 위험은 장기간의 투자와 정비가 필요한 과제다.
과거 강우 기준에 맞춰 설계된 도시 배수시설이 최근 반복되는 시간당 극한호우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기후위기로 따뜻해진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집중호우와 돌발홍수의 강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재난을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해야 할 국민 생명 문제로 바라보고, 보고보다 통제와 대피를 우선하는 현장 중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부가 지금과 같은 신속 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노후 배수시설 개선과 상습 침수지역 정비, 지하차도 안전시설 확충, 반지하주택 대책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면 기후위기로 강해지는 폭우가 곧바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상당 부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재난 대응의 성패는 보고서의 두께가 아니라 국민을 얼마나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는지에 달려 있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보고보다 먼저 움직이는 재난 대응’이 일시적인 구호를 넘어 대한민국 재난행정의 새로운 원칙으로 정착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