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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왜 민주진영을 재단하는가

“검찰개혁 뜻이 없다”는 유시민 주장에 정면 반박

이재명 대통령의 진정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지지 아니다

정청래 대표 체제, 이재명 정부에 부담될 수 있어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7/18 [11:55]

유시민은 왜 민주진영을 재단하는가

“검찰개혁 뜻이 없다”는 유시민 주장에 정면 반박

이재명 대통령의 진정성까지 부정하는 것은 지지 아니다

정청래 대표 체제, 이재명 정부에 부담될 수 있어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7/18 [11:55]

유시민 작가의 최근 발언을 듣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왜 그는 보수권력과 검찰권력보다 민주진영 내부를 향해 더 날카로운가.

 

왜 김민석과 송영길 같은 인물에게는 그토록 쉽게 정치적 판정을 내리면서, 정작 보수정권의 구조적 폭력 앞에서는 그만큼의 격정과 단호함을 보여주지 못하는가.

 

물론 정치평론가는 누구든 비판할 수 있다. 같은 진영이라고 해서 면죄부를 줄 이유도 없다. 그러나 비판에도 방향과 균형이 있어야 한다. 더구나 오랜 세월 민주진영의 상징적 지식인으로 불려온 사람이라면 자신의 말이 어떤 정치적 효과를 낳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유시민의 시각에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바라보는 일정한 틀이 있는 듯하다. 김대중 시대에 먼저 제도권에 들어온 세력, 동교동계와 연결된 인물들, 그리고 노무현 정부 이전부터 당의 기반을 만들었던 사람들을 향한 오래된 불신이다.

 

그에게 민주당의 역사는 노무현 정부를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노무현을 만들고, 참여정부를 지키고, 이후의 개혁정치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하나의 정치적 기준이 된 것이다.

하지만 민주진영의 역사는 어느 한 계파가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을 지킨 사람도 민주진영이다.

노무현을 만든 사람도 민주진영이다.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거쳐 당에 들어온 사람도 민주진영이고, 촛불광장에서 정권교체를 외친 시민도 민주진영이다.

 

이재명을 지지하며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한 당원 역시 그 역사의 주체다.

 

민주당은 한 사람의 창업회사가 아니다. 특정 계파가 지분을 쥐고 정통성을 배분하는 주식회사도 아니다.

그럼에도 유시민의 발언에는 때때로 누가 진짜 민주세력이고 누가 낡은 세력인지 자신이 판정할 수 있다는 태도가 묻어난다.

 

김민석과 송영길을 향한 불편함도 이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모두 김대중 시대와 깊은 정치적 인연을 맺고 성장했다.

 

민주당의 오래된 조직과 역사, 호남 정치와 민주화운동 세력의 흐름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다시 정치적 공간을 넓히는 모습은 노무현 이후 형성된 주류 질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보일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체제는 기존 친노·친문 중심의 권력구조와 결이 다르다. 이재명은 그들의 승인으로 성장한 정치인이 아니다. 지방행정과 대중정치, 강한 당원 지지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세력을 만들었다.

 

그렇기에 일부는 이재명이 민주당의 기존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김민석과 송영길 같은 인물들이 이 흐름과 연결될 경우, 과거의 주류가 다시 힘을 얻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계파의 시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특정 계파의 역사적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살리고, 경제를 회복하고, 검찰개혁과 민생개혁을 완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친노든 동교동계든, 시민사회 출신이든 실용파든 능력 있는 사람을 폭넓게 써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계파 지도를 다시 펴놓고 누구의 혈통이 더 순수한지를 따지는 일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유시민의 비판이 보수권력보다 내부를 향할 때 훨씬 감정적으로 들린다는 점이다.

 

보수정권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검찰권력이 정치에 개입할 때는 구조와 현실을 설명하던 사람이, 민주진영 내부 인사에게는 갑자기 단정과 예언의 언어를 사용한다.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내심을 추정하고, 정치적 자격을 평가한다.

 

이런 태도는 평론이 아니라 심판에 가깝다.

 

강한 권력 앞에서는 분석가이고, 같은 진영 안에서는 재판관이라면 그 비판은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내부를 향한 독설이 반드시 용기는 아니다. 오히려 반격 가능성이 낮은 상대에게만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유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다. 더 정확한 비판이다.

 

대통령의 마음을 추정하지 말고 정책을 비판해야 한다. 특정 인물의 계보를 문제 삼지 말고 그가 무엇을 했는지 따져야 한다. 민주진영 전체를 자신의 경험으로 재단하지 말고, 자신과 다른 정치적 뿌리도 인정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한 사람이 진실을 독점할 때 약해진다.

 

민주진영의 원로라면 후배 정치인들에게 정답을 선포하기보다 논쟁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 누가 진짜 민주세력인지 판결하기보다, 서로 다른 세력이 어떻게 함께 나라를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유시민은 민주진영에 큰 자산이다. 그러나 자산은 독점권이 아니다. 과거의 공로가 현재의 모든 판단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이제 그가 해야 할 일은 민주진영의 문지기가 되는 것이 아니다. 보수권력과 기득권을 감시하고, 민주정부가 실패하지 않도록 정책과 원칙을 놓고 경고하는 것이다.

 

민주진영을 살리는 말은 내부를 향한 단죄가 아니다. 서로 다른 역사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게 만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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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작가 (사진/위키백과)    

 

유시민의 언어가 다시 힘을 가지려면, 사람을 재단하는 칼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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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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