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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도 불쌍하고 정청래도 불쌍하다…어찌 그리 똑같은가

대통령을 지킨다면서 대통령을 흔드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참혹한 실패’를 예언하고, 한 사람은 ‘노코멘트’ 뒤에 숨었다

자신만 옳다는 확신, 정작 이재명 정부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7/18 [11:26]

유시민도 불쌍하고 정청래도 불쌍하다…어찌 그리 똑같은가

대통령을 지킨다면서 대통령을 흔드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참혹한 실패’를 예언하고, 한 사람은 ‘노코멘트’ 뒤에 숨었다

자신만 옳다는 확신, 정작 이재명 정부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7/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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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봉하마을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요청을 밝히고 있다.사진/정청래 페이스북     김봉화 기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참 딱하다. 정청래 대표도 어찌 보면 딱하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랄 만큼 닮아 있다.

 

한 사람은 방송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이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 “참혹한 실패로 갈 것”이라고 예언한다. 다른 한 사람은 그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노코멘트”라며 입을 닫는다.

 

한 사람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한 사람은 정작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결론은 같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원석 전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은 선의를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진짜 선의일까”라고 반문했다.

 

핵심을 찌른 말이다. 아무리 본인이 선의라고 주장해도, 대통령의 내심을 추정해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실패를 ‘필연적’이라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충고라기보다 예언에 가깝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5일 ‘매불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선택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은 자유다. 그러나 정책의 내용과 결과를 분석하는 대신 대통령의 속마음까지 읽어내고 미래의 파국을 단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언제부터 정치평론이 정책 분석이 아니라 관심법 경연장이 됐는가.

 

유 전 이사장이 대통령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말하는 모습은 이제 날카로운 지식인의 비평이라기보다, 자신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완고한 독백처럼 들린다.

더 안타까운 것은 정청래 대표다.

 

정 대표는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노코멘트”를 선택했다. 당대표로서 대통령을 향한 ‘필연적 실패’ 주장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유 전 이사장의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고 말하지도 못했다.

 

왜 말을 못 하는가. 유시민 전 이사장이 두려운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계산이 복잡한 것인가.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말은 누구보다 크게 하면서, 정작 대통령을 향해 “참혹하게 실패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침묵한다면 그 침묵 역시 정치적 발언이다.

 

이 장면에서 유시민과 정청래는 기묘하게 닮아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행동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유 전 이사장은 쓴소리를 한다며 대통령의 실패를 예언하고, 정 대표는 당의 분열을 막는다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사람은 말로 흔들고, 다른 한 사람은 침묵으로 방치한다.

 

한 사람은 “내 판단이 맞다”는 확신에 갇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내 정치가 우선”이라는 계산에 갇혀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대통령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기보다 자신들의 존재감과 정치적 위치만 더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찌 그리 똑같은가.

 

유 전 이사장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다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누구보다 강한 정치적 발언을 내놓는다. 정 대표는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도 정작 대통령을 향한 과도한 공격 앞에서는 말을 아낀다.

 

한쪽은 방송 마이크를 놓지 못하고, 다른 한쪽은 당대표라는 마이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안쓰럽다.

 

유 전 이사장은 한때 복잡한 정치 현실을 명쾌한 언어로 설명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감정과 확신이 너무 앞선 나머지, 말의 힘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정 대표 역시 강한 언어와 선명한 태도로 성장한 정치인이다. 그러나 당대표가 된 뒤에는 그 선명함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시민의 발언에 입장을 밝히지 못하면서 어떻게 당을 이끌고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대통령에게 충고하는 것도 필요하고 당내 갈등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충고는 사실과 정책에 근거해야 하고, 갈등 관리는 책임 있는 입장 표명에서 출발해야 한다.

 

실패를 예언하는 지식인도, 그 예언 앞에서 침묵하는 당대표도 이재명 정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마음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관심법도 아니고,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는 노코멘트도 아니다. 잘한 것은 지지하고, 잘못된 것은 구체적인 근거와 대안을 갖고 비판하는 책임 있는 태도다.

 

유시민 전 이사장은 대통령의 미래를 단정하기 전에 자신의 말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소비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청래 대표는 노코멘트 뒤에 숨기 전에 당대표로서 무엇을 지키고 누구를 위해 말해야 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말이 너무 많아 딱한 사람과, 해야 할 말을 못해 딱한 사람.

 

유시민도 불쌍하고 정청래도 불쌍하다. 서로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자기 확신과 정치적 계산에 갇힌 모습은 어찌 그리 똑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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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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