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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음속 세포들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누적 조회수 34억 뷰 웹툰, 감각적인 무대 예술로 재탄생

견습 세포 ‘109’의 성장 통해 불안한 청춘의 자화상 그려

로맨스를 넘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존감의 메시지

이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7/16 [07:21]

[리뷰] 마음속 세포들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누적 조회수 34억 뷰 웹툰, 감각적인 무대 예술로 재탄생

견습 세포 ‘109’의 성장 통해 불안한 청춘의 자화상 그려

로맨스를 넘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존감의 메시지

이소영 기자 | 입력 : 2026/07/16 [07:21]

 
최근 지하철이나 학교, 학원 등 공공장소에서 '키캡 키링'을 쉴 새 없이 두드리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다룬 뉴스가 화제를 모았다. 타인에게 소음이라는 불편을 주면서도 끊임없이 키캡을 두드리는 행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만족과 스트레스 해소를 우선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의 발현이라 지적한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는 역설적이게도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그만큼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스스로를 위로할 마음의 여유조차 상실한 채 파편화되어 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서글픈 자화상이다. 매 순간 수많은 고민과 불안 속에서 흔들리는 청춘들, 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지켜내야 할까. 그 해답을 유쾌하고, 그리고 다정하게 제시하는 무대가 찾아왔다.

 

 

개인 관객을 넘어 가족 단위 관객들까지 발걸음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제작사 샘컴퍼니가 신작을 내놓았다. 누적 조회수 34억 뷰에 달하는 동명의 메가 히트 웹툰을 성공적으로 무대 위로 옮겨낸 창작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우주라고 한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이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작은 세포들의 분투기를 그린다.

 

특히 원작에는 없는 뮤지컬만의 오리지널 캐릭터이자, 아직 제 역할과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견습 세포 '109'의 존재는 극의 시작부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갓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처럼 미숙하지만,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내는 '109'의 묘사는 객석을 가득 채운 청춘들의 거울과도 같다.

 

아직 온전한 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해 스스로에게 마땅한 이름조차 붙이지 못하는 청춘들이 많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밀려났다고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 정체성이 모호한 견습 세포 '109'가 무대 위에서 점차 성장해 나가는 여정은 치열한 경쟁 사회의 변두리에서 결핍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다정한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이야기의 뼈대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이고 소박한 일상을 다룬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남자친구의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한 태도에 끊임없이 상처받고 흔들리는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모습을 통해, 극은 세상의 기준과 선택에 의해 나의 쓸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우리 모두는 이미 저마다의 내면에 찬란하게 반짝이는 독립된 우주를 품고 있다는 묵직한 주제가 유미의 발걸음을 통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창작극이라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연출과 음악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극은 유미의 상처받은 내면과 감정의 변화를 세포들의 치열한 회의와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청각적으로 극대화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무대 예술의 한계를 극복한 감각적인 시각 효과다.

 

극 중 감정의 소용돌이를 표현한 '대홍수' 장면이 대표적이다. 무대 위에 겹겹이 쳐진 연속된 막 위로 투영되는 정교한 영상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물속에서 유영하는 세포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직접 목격하는 듯한 환상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작품은 세상에 차고 넘친다. 하지만 대다수의 로맨스 극이 남녀 간의 결합에 집착할 때, 이 작품은 단호하게 시선을 돌려 가장 본질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사랑', 즉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다. 원작이 가진 따뜻하고 귀여운 모습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메시지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안의 어딘가에서 오직 나만을 위해 밤낮없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보이지 않는 세포들의 존재. 이 따스한 상상은 무대 위의 유미를 넘어 객석에 앉은 우리 모두의 삶 역시 무수히 많은 감정과 매 순간의 선택이 빚어낸 소중한 걸작임을 조용히 증명해 보인다.

 

늘 불안에 떨며 마음의 키링을 두드려야만 했던 우리 안의 수많은 세포들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방황하던 견습 세포 '109'가 마침내 찾아낸 진짜 이름이 무엇일지, 극장을 찾아 직접 확인해보길 권한다.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자존감을 불어넣어 줄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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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문화부 기자. 뮤지컬,공연,콘서트,영화 시사회 스틸 전반 촬영 및 기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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