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항생제 줄이는데 한국은 역주행…사용량 역대 최고OECD 평균보다 70% 높아…인구 1천명당 하루 33.6DID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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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내외신문) OECD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천명당 하루 33.6DID로 집계됐다. DID는 인구 1천명 가운데 하루 동안 항생제를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
한국 항생제 사용량, OECD 평균의 1.7배
OECD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천명당 하루 33.6DID로 집계됐다. DID는 인구 1천명 가운데 하루 동안 항생제를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조사 대상 OECD 34개국 가운데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인 19.7DID와 비교하면 약 70% 많은 수준이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022년 25.7DID에서 2023년 31.8DID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3.6DID까지 올라갔다. OEC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국내 최고치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사용량은 큰 변화 없이 정체된 반면 한국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국제사회가 항생제 사용 감축과 적정 처방을 강화하는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튀르키예는 줄였는데 한국은 증가폭도 OECD 2위
항생제 사용량이 가장 많은 튀르키예는 2023년 41.1DID에서 2024년 37.7DID로 약 9% 감소했다.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이지만 국가 차원의 감축 정책을 통해 사용량을 줄이는 데 일정한 성과를 낸 것이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31.8DID에서 33.6DID로 1.8DID 증가했다. 증가폭은 프랑스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컸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것 자체도 문제지만, 주요 국가들이 감축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한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필수 의약품이지만 불필요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세균이 약물에 적응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으로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
내성균이 확산하면 기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도 치료가 어려워지고, 더 강력하고 비싼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입원 기간과 의료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패혈증과 중증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병원 처방 넘어 축산·식품·환경까지 함께 관리해야
전문가들은 항생제 문제를 병원과 환자의 처방 관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람에게 사용되는 항생제뿐 아니라 축산업과 수산업, 식품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항생제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축에게 과도하게 사용된 항생제는 내성균을 만들고, 해당 내성균이 식품이나 토양, 하천 등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는 ‘원헬스’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도 항생제 내성 관리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보건·의료, 농림·축산, 식품, 환경 등 관련 부처가 나뉘어 있어 책임과 성과 관리가 분산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부처 간 협의체 수준을 넘어 국무총리급 범정부 관리기구를 설치하고,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균 발생률에 대한 연도별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료기관별 항생제 처방 정보 공개와 적정 처방 평가를 강화하고,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축산 분야에서는 예방적·관행적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농장별 사용량 관리와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항생제는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효능이 약해질 수 있는 한정된 의료자원이다. 지금과 같은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평범한 감염병이나 수술마저 치료가 어려워지는 ‘항생제 이후 시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
한국의 OECD 항생제 사용량 2위라는 수치는 단순한 국제 순위가 아니다. 의료와 축산, 식품, 환경 정책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국가적 경고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