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원 인천시금고를 잡아라… 신한 ‘20년 수성’·하나 ‘청라 입성’ 정면승부5대 시중은행 공모 설명회 총출동… 인천시 1·2금고 유치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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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시금고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사진=ai 합성) |
20년 운영 경험 앞세운 신한은행, ‘안정성’으로 수성전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를 운영해 온 경험을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장기간 인천시의 세입과 세출 업무를 담당하며 구축한 전산 시스템과 세무행정 지원 체계, 시민 편의 서비스는 새로운 금융기관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금고는 대규모 자금을 맡는 업무인 만큼 금리나 출연금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행정과 재정 집행을 중단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금고 운영 능력과 함께 소상공인 금융지원, 취약계층 금융 접근성 확대, 지역아동센터 지원 등 지역사회 상생 프로그램도 제안서의 핵심 축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금고 유치전에서 승리한 경험도 신한은행에는 유리한 요소다. 대형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인천시금고 수성전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청라로 본사 옮기는 하나은행, ‘인천과 한 가족’ 승부수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 본사 이전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신한은행의 장기 독점 구도에 도전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에 준공된 하나드림타운에는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9개 계열사가 입주하며, 약 2천200명의 임직원이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이 서울을 벗어나 본사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단순한 사옥 이전이 아니라 인천에 대한 장기 투자이자 지역경제와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강조하는 지점은 ‘지역 밀착성’이다. 인천에 본사를 둔 금융그룹으로서 지역기업 금융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 육성, 소상공인 지원, 지역문화 사업 등에서 다른 은행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나은행은 시금고가 지방세를 수납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전통적인 기능을 넘어 지역 산업과 시민경제의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쟁은 결국 신한은행의 ‘검증된 운영 경험’과 하나은행의 ‘본사 이전을 통한 지역 정착성’이 맞붙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시금고는 ‘황금계좌’… 공무원·공공기관 우량고객까지 확보
시중은행들이 인천시금고 유치전에 전력을 쏟는 배경에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
금고은행으로 지정되면 인천시가 운용하는 대규모 예금과 공공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교적 변동성이 낮은 자금을 장기간 운용할 수 있어 수신 기반과 자금조달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더 큰 효과는 연계 금융시장이다. 인천시 공무원과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의 급여계좌가 금고은행과 연결되면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퇴직연금, 개인형 퇴직연금, 신용카드, 자산관리 상품으로 거래를 확대할 수 있다.
공공부문 종사자는 소득과 고용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은행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우량고객군으로 분류된다. 시금고를 확보하는 순간 수만명의 잠재 고객과 장기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가 형성되는 셈이다.
인천이 금융권의 핵심 격전지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도시의 성장성이다. 인천은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인구 유입과 도시 개발, 산업단지 확장, 공항·항만 물류 성장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도시다.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개발, 인천국제공항과 항만 물류산업, 바이오·반도체·첨단산업 투자 확대는 향후 세수와 금융수요를 동시에 키울 가능성이 크다.
약 2조원 규모의 기타특별회계를 담당하는 2금고 경쟁도 주목된다. 강화군과 옹진군 등 도서지역까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특성상 촘촘한 지점망을 보유한 NH농협은행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1금고에 도전하는 다른 시중은행이 2금고까지 공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승부는 단순한 금리 경쟁보다 안정적 전산 운영 능력, 시민 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도, 금융기관의 건전성,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20년 동안 이어진 기존 질서가 유지될지, 청라에 상륙한 하나금융이 새로운 금고 주인이 될지 인천 금융시장의 시선이 시금고 심사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