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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작가의 5·18 민주항쟁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5·18의 기억, 김대중의 실사구시, 그리고 민주당 당권 경쟁의 본질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7/09 [09:15]

유시민작가의 5·18 민주항쟁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5·18의 기억, 김대중의 실사구시, 그리고 민주당 당권 경쟁의 본질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7/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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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광주 비하와 5·18 조롱은 단순한 악성 댓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향한 공격이며, 한국 사회가 아직도 역사적 상처를 얼마나 가볍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불편한 장면이다.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무심한 문구였을지 모르지만, 5·18의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표현이었다.

 

문제는 특정 기업의 실수에만 있지 않다. 그런 표현이 기획되고, 걸러지지 않고, 소비될 수 있는 사회적 감각의 둔화가 더 큰 문제다.

 

유시민작가는 한국 진보 진영에서 오랫동안 강한 영향력을 가져온 논객이다. 민주주의, 검찰개혁, 진보정치, 노무현 정신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어를 만들어온 인물이다.

 

그런데 5·18과 호남의 상처, 그리고 반복되는 광주 비하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선명한 발언이 많이 들리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유시민 작가가 5·18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의심하자는 것이 아니다.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왜 그는 당내 갈등과 정치 노선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5·18을 둘러싼 왜곡과 조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느껴지는가 하는 점이다.

 

5·18은 단순한 지역의 사건이 아니다.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가장 처절한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한 공간이다. 5·18을 조롱하는 것은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호남의 정치 선택을 어떻게 볼 것인가

 

호남 출신이 보수정당에 몸담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장면만은 아니다. 한때는 그것을 곧바로 배신으로 받아들이는 정서도 있었다. 광주의 역사와 5·18의 상처를 생각하면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정치 선택은 늘 단순하지 않다. 호남 사람이 보수정당에 간다고 해서 곧바로 광주를 배신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느 진영에 있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바꾸려 하느냐다.

 

고등학교 시절 구례에 살던 친구가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취직했다는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오래 남는 장면이다. “어떻게 호남 사람이, 그것도 5·18의 역사를 지닌 광주를 두고 한나라당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그 안에서 내가 열심히 해서 광주를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

 

이 대답은 단순한 변명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은 다른 방식의 책임감이었을 수 있다. 바깥에서 비판하는 것만이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 알리고 바꾸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5·18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에게 광주의 기억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 공백을 왜곡된 정보와 조롱의 언어가 파고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광주 비하가 반복되고, 탱크를 희화화하는 표현이 떠돌고,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소비된다.

 

기억이 약해진 자리에 혐오가 들어선다. 역사의 빈칸은 늘 가장 저급한 언어가 먼저 차지한다.이에대해 유시민 작가와 같은 논객이 말을 많이 아끼는 듯한 인상을 준다. 

 

유시민의 ‘재건축론’이 던지는 질문

 

유시민 작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을 ‘재건축’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핵심 지지층이 원한 것은 기존 민주개혁 진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지지층을 더하는 ‘증축’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구조 자체를 흔드는 ‘재건축’을 하려 했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단순한 정치평론이 아닌 것처럼 느낀다. 

 

민주당의 주인이 누구인가, 민주개혁 진영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이재명 정부의 통합 노선이 지지층을 설득하고 있는가를 묻는 노선 논쟁 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노선에서는 내명령에 따라야 한다로 느껴졌다. 

 

그러나 이 논쟁 방식이 지금 시대의 감각과 맞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유시민 작가나 조국 전 대표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여전히 이념, 계파, 민주주의 가치, 진영의 정체성 같은 큰 틀에 기대고 있다. 물론 이런 개념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유권자는 그 언어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20대와 30대는 물론이고 40대 일부까지도 거대 담론에 깊이 몰입하지 않는다. 지금은 1분짜리 쇼츠 영상이 여론을 흔들고, 시간당 아르바이트 시급이 2천 원만 더준다고 해도 수많은 청년들이 몰리는 시대다. 정치는 점점 더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체감의 언어를 요구받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재건축이냐 증축이냐’는 정치적 은유는 일정한 설명력은 있어도 대중적 설득력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추상적 비유보다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묻는다. 정치가 계속 거대한 명분의 언어로만 말할 때, 그것은 현실과 분리된 낡은 언어처럼 들릴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유시민 작가의 문제 제기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질문인 데 유시민 작가의 의견도 궁금하다. 

 

민주당의 전략 논쟁이 실제 유권자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 언어가 청년, 자영업자, 노동자, 지역민에게 얼마나 체감되는가. 이것을 설명하지 못하면 어떤 노선 논쟁도 결국 진영 내부의 말잔치로 갇힐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유시민 작가가 말한 “기존 입주자”는 누구인가. 특정 계파인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인가. 아니면 5·18, 김대중, 노무현, 촛불로 이어져 온 민주주의의 가치 자체인가.

 

그 답에 따라 ‘재건축론’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김대중 정신과 운동권 정치의 차이

 

현재 민주당 내부 갈등은 단순한 인물 경쟁으로만 볼 수 없다. 그 밑바닥에는 김대중식 실용 정치와 일부 운동권식 도덕 정치의 충돌이 놓여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는 이념의 순결성에 갇히지 않았다.

 

그는 민주주의를 말했지만, 동시에 경제를 말했다. 인권을 말했지만, 동시에 외교와 안보를 놓치지 않았다. 호남의 상처를 정치적 자산으로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전국적 민주주의와 국가 운영 능력으로 확장했다.

 

김대중 정신의 핵심은 실사구시였다. 옳은 명분만으로는 부족하며,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성과로 민주주의를 증명해야 한다는 태도였다.

 

반면 일부 운동권 정치는 과거의 정당성을 현재의 권리처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의 공로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헌신이 오늘의 정치적 우월감을 자동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민주주의는 과거의 고생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오늘의 민생, 산업, 지역, 청년, 외교, 경제 성과로 계속 새롭게 증명돼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 직면한 진짜 과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의 정당성을 지키는 데 머물 것인가, 아니면 그 정당성을 미래의 국가 운영 능력으로 전환할 것인가.

 

정청래 전대표와 유시민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

 

정청래 전 대표와 유시민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은 하나다. 5·18과 호남의 상처에 대해 더 선명한 입장을 들려줄 수 없는가.

 

유시민 작가가 5·18을 부정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렇게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5.18과 수많은 조롱과 차별속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한 90%의 호남사람들이 상처 받았다는 생각은 없나? 

 

그는 민주당 내부 갈등이나 이재명 정부의 노선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그만큼 광주 비하, 5·18 왜곡, 호남의 역사적 상처에 대해서도 더 분명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

 

정청래 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강한 언어로 개혁을 말하는 정치인이라면, 민주주의의 뿌리인 5·18을 조롱하는 사회적 흐름에 대해서도 더욱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민주개혁 진영의 대표성을 주장하려면, 계파의 자존심보다 광주의 자존심을 먼저 세워야 한다.

 

이 불균형이 의문을 만든다. 당내 권력 구도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광주와 5·18을 둘러싼 왜곡에는 상대적으로 둔감해 보인다면 민주개혁 진영의 언어는 설득력을 잃는다.

 

5·18은 선거 때만 찾는 기념일이 아니다. 민주당이 스스로의 정통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뿌리다.

 

호남을 미래로 연결하는 정치

 

호남은 더 이상 안정적 표밭이 아니다. 대한민국 미래 전략의 중심으로 다시 설계돼야 한다.

호남은 산업과 일자리,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원한다. AI, 에너지, 문화, 농생명, 해양까지 미래를 묻고 있다. 5·18의 기억은 소중하지만, 기억만으로 미래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김대중식 실사구시다. 민주주의를 정책으로, 상처를 국가 전략으로 바꾸는 정치다.

 

그걸 해준 이재명 대통령께 너무 감사하다

 

5·18을 지키는 길은 추모가 아니라 변화다. 광주와 호남을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세우고, 청년이 남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광주 비하가 부끄러운 일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광주는 과거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현재이자 미래의 기준이다.

 

그래서 묻는다. 민주당 내부 갈등을 말할 수 있다면, 5·18과 호남의 미래에도 같은 무게로 말해야 하지 않는가. 그것이 민주개혁 진영의 책임이다.

 

지금 당권 경쟁은 단순한 자리 싸움이 아니다. 김대중,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정치와 기존 진영 중심 정치가 부딪히는 상황이다.

 

 

과거의 이력을 내세울 것인지, 아니면 실제 성과와 능력으로 평가받을 것인지의 선택이다.

광주를 기억하는 정치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 정신을 국민의 삶과 국가 전략으로 연결해낼 사람을 선택하는 정치다. 민주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그 길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궁금하다. 호남사람들이 지지한 90%의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그당시 열심히 비판했던 그대로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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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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