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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생산비 보전, 직거래 장터가 드러낸 진실...새로운 시스템 필요

광화문 직거래 장터 가격과 일반 시장 가격의 괴리… 산지·소비지 가격전달 구조 도마 위

품목별·지역별·작형별 표준생산비 산정 없이는 생산비 보전 논의도 한계

기준가격·차액보전·수급조절·유통마진 공개 결합한 제도 설계 필요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7/09 [08:19]

농산물 생산비 보전, 직거래 장터가 드러낸 진실...새로운 시스템 필요

광화문 직거래 장터 가격과 일반 시장 가격의 괴리… 산지·소비지 가격전달 구조 도마 위

품목별·지역별·작형별 표준생산비 산정 없이는 생산비 보전 논의도 한계

기준가격·차액보전·수급조절·유통마진 공개 결합한 제도 설계 필요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7/0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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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직거래 장터 (독자제공)    

 

직거래 장터 가격이 보여준 산지 가격의 현실이 직거래 장터에서 나타났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는 양파 1kg 650원, 참외 1kg 800원, 방울토마토 1kg 1,000원, 애호박 한 개 250원 수준으로 농산물이 실제 판매됐다. 이는 단순한 할인 행사가 아니라 농민들이 산지와 공판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수준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준 사례다.

 

문제는 같은 농산물이 일반 시장과 소매 유통망에서는 훨씬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산지 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소비자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호소하는 이중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가격 문제의 본질은 생산비와 유통구조의 동시 실패

 

농산물 가격 불안은 단순히 농민이 낮은 가격을 받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자는 원가를 회수하지 못하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며, 그 사이의 가격전달 과정은 불투명하게 남아 있다.

 

특히 노지채소와 시설채소는 생산비 구조가 다르다. 양파·마늘·배추·무 등 노지 품목은 종자, 비료, 농약, 인건비, 임차료, 기계작업비가 핵심 비용이다. 반면 참외·오이·토마토·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난방비, 전기요금, 양액비, 피복재 교체비, 시설 감가상각비까지 포함된다. 같은 품목이라도 재배 방식과 에너지 사용 여부에 따라 생산비는 크게 달라진다.

 

표준생산비 산정이 가격안정제의 출발점

 

농산물 생산비 보전 제도가 작동하려면 먼저 객관적인 표준생산비 산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품목별 평균값만으로는 현장을 반영하기 어렵다. 지역, 작형, 재배 방식, 시설 수준, 에너지 사용량까지 반영한 세분화된 원가 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청, 농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산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표본농가를 선정하고 영농일지, 출하자료, 농자재 구매자료, 에너지 사용량, 인건비 등을 연동해 분기별로 표준경영비를 갱신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표준생산비가 정교해야 기준가격도 설득력을 얻는다. 기준가격이 정치적 선언으로 정해질 경우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지만, 데이터 기반 산식으로 산정되면 제도의 신뢰성이 높아진다.

 

기준가격과 차액보전은 산식으로 설계해야

 

가격안정제의 핵심은 기준가격 설정이다. 기준가격은 최근 5년 평년 도매가격, 표준경영비, 최소 노동보수,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최고가와 최저가 연도는 제외해 가격 급등락의 왜곡을 줄이고, 하루 경락가격이 아니라 일정 기간 평균 산지가격 또는 도매시장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보전 방식은 전액 보상이 아니라 차액보전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준가격이 1,000원이고 실제 평균가격이 700원이라면 차액 300원 전부가 아니라 일정 비율을 보전하는 구조다. 보전 대상 물량도 사전 등록 재배면적, 평년 단수, 계약재배 물량, 출하 신고 물량을 기준으로 한도를 둬야 한다.

 

이렇게 해야 가격안정제가 과잉생산을 유도하는 장치가 아니라, 성실하게 생산·출하 정보를 제공한 농가를 보호하는 안전망으로 작동할 수 있다.

 

수급조절과 유통마진 투명화가 병행돼야

 

가격안정제는 사후 보상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파종과 정식 이전부터 예상 재배면적을 조사하고, 생육기에는 작황과 예상 생산량을 점검해야 한다. 과잉생산이 예상되면 면적조절, 출하 연기, 산지 저장, 가공용 전환, 수출 지원, 공공급식 연계 소비 확대 등이 선행돼야 한다.

 

또 하나의 핵심은 유통마진 투명화다. 산지가격, 도매가격, 소매가격, 도매시장 수수료, 물류비, 선별·포장비, 대형 유통업체 마진을 품목별로 공개해야 한다.

 

정부의 할인쿠폰도 소비자가격 인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산지 매입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한 유통업체에 우선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가격안정제는 농민을 위한 단순 보조금이 아니다. 식량안보, 농촌 유지, 농업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생산비를 보전하라”는 구호가 아니라, 표준생산비와 기준가격, 차액보전, 수급조절, 유통구조 개선을 하나로 묶는 정교한 제도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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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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