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직 인수위, 산하기관장 교체 재차 시사… “새 시정 철학에 맞는 책임 운영 필요”산하기관 업무보고서 방만 운영·사업 부진 문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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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시인수위원회 (사진=남영희 위원장 페이스북) |
산하기관 업무보고서 드러난 운영 문제
인수위가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통해 확인한 핵심 문제는 일부 기관의 운영 부실과 사업 성과 미흡이다. 산하기관은 인천시 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팔과 다리다. 그러나 정책 집행 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주요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새 시정의 추진력 역시 출발선에서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인수위는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시정 전환기의 구조적 점검 과제로 보고 있다. 민선 9기 인천시가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려면, 산하기관 역시 그 방향에 맞게 재정비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인수위는 일부 기관이 이미 중앙정부 감사망 안에 들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내부 평가 수준을 넘어, 외부 감사기관이 들여다볼 만큼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인천시 차원에서도 산하기관 감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도 R2부지·인천글로벌시티 사업 감사 쟁점으로
이번 업무보고 과정에서 언급된 송도 R2부지 개발과 인천글로벌시티 사업은 향후 감사와 정책 점검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두 사업 모두 인천의 도시 경쟁력, 투자 유치, 국제도시 전략과 연결된 사안이다. 그만큼 사업 추진 과정의 투명성과 성과 검증이 중요하다.
송도 R2부지 개발은 인천의 핵심 도시개발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개발 방향, 사업성, 공공성, 민간 참여 구조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인천글로벌시티 사업 역시 국제도시 인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취지와 달리 실제 성과와 운영 효율성에 대한 점검 요구가 제기돼 왔다.
인수위가 이들 사업을 직접 거론한 것은 산하기관의 단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사업 추진 구조와 책임 행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기관장이 자리를 유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기관이 시민 세금과 공공 자산을 제대로 관리했는지, 정책 목표에 맞는 성과를 냈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사는 민선 9기 시정의 ‘정리 작업’이자 ‘출발 점검’의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 고장 난 부품을 찾아내고, 느슨해진 나사를 조이는 작업에 가깝다. 인수위는 산하기관 운영과 주요 사업의 미흡한 부분을 조기에 바로잡아야 새 시정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기관장 거취 압박 커지나
산하기관장 교체 가능성은 이미 인수위 출범 초기부터 제기됐다. 맹성규 인수위원장은 지난 17일 인천시 첫 종합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시정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인사 역시 분명한 원칙 위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맹 위원장은 “새로운 철학과 정책 방향으로 시정을 운영해야 하는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원칙 또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기존 산하기관장들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법적으로 인수위가 산하기관장 사퇴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새 시정의 정책 기조와 맞지 않거나 기관 운영 책임이 있는 인사들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다.
남영희 인수위 총괄전략조정분과위원장도 산하기관장 거취 문제에 대해 “인수위 입장은 맹 위원장 발언 내용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인수위가 사퇴를 강제할 근거는 없지만, 책임 있게 기관들을 운영하고 있는지 지적하는 것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남 위원장은 이번 점검이 “시정 길들이기가 아니라, 망가진 시스템이 있으면 고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것이 인수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관장 교체 논의가 단순한 정치적 물갈이가 아니라 산하기관의 책임성과 운영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부각한 발언이다.
민선 9기 인천시 출범을 앞두고 산하기관 인사는 향후 시정 운영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 산하기관은 교통, 도시개발, 경제, 문화, 복지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조직이다. 새 시장의 정책 방향이 아무리 분명해도, 이를 집행할 기관들이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 시정 변화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
따라서 인수위의 산하기관 감사 및 기관장 교체 시사는 민선 9기 인천시의 행정 개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다만 감사와 인사 교체가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정치적 보복이나 편 가르기 논란을 피하고, 명확한 기준과 객관적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 평가, 책임 행정, 공공성 회복이 함께 제시될 때 산하기관 재편은 시정 쇄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인천시 산하기관을 둘러싼 이번 논의는 단순한 자리 교체 문제가 아니다. 민선 9기 인천시가 어떤 철학으로 도시를 운영할 것인지, 공공기관을 시민의 도구로 되돌릴 수 있는지, 그리고 오래된 행정 관성을 끊어낼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관문이다. 인수위의 권고안과 박찬대 당선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인천시 산하기관 개편의 폭과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