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제3유보지, 바이오 특화단지로 본격 전환…인천 미래산업 지형 바뀐다LH 개발계획 변경 신청으로 행정절차 착수…내년 하반기 기반시설 공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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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종도 남아있는 부지 (내외신문 DB) |
영종도 마지막 대규모 개발 부지, 바이오 거점으로 전환
[내외신문/유향연 기자] 인천 영종국제도시의 마지막 남은 대단위 개발 부지로 꼽히는 제3유보지가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그동안 구체적 개발계획 없이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용지 성격의 유보지로 남아 있던 이 부지가 바이오 산업 중심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시에 따르면 LH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3유보지에 대한 ‘영종 신규단지 개발 기본계획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영종도 제3유보지에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공식 반영하기 위한 절차다. 개발계획 변경이 승인되면 부지 내 산업시설용지와 복합용지 배치, 유치 업종, 기반시설 계획 등이 보다 구체화된다.
제3유보지 전체 면적은 약 363만㎡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149만㎡가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입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연계 가능성, 항공물류 기반 등을 갖추고 있어 바이오 의약품, 첨단 제조, 연구개발, 글로벌 물류 기능을 결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개발계획 변경 뒤 실시계획 수립…내년 하반기 공사 가능성
이번 절차의 핵심은 개발계획 변경 승인이다. 인천경제청은 LH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한 뒤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 산업통상부에 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산업부가 이를 승인하면 LH와 인천시 등은 실시계획 수립 단계로 넘어간다.
실시계획에는 사업비 산정,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용량 계산, 도로와 상하수도 등 세부 인프라 계획이 담기게 된다. 개발계획 변경은 산업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실시계획 승인은 관리기관인 인천경제청이 맡는다.
인천시는 올해 연말까지 실시계획을 수립해 인천경제청에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승인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영종도 제3유보지 기반시설 공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토지 개발을 넘어 인천의 산업지도를 새로 그리는 사업이 될 수 있다. 송도가 이미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면, 영종 제3유보지는 공항경제권과 결합한 바이오 제조·물류·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송도와 영종을 잇는 바이오 벨트가 구축될 경우 인천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단일 거점이 아니라 복수 축을 가진 광역 산업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다.
국가산단 지정이 관건…기업 유치 인센티브 확보 과제
다만 제3유보지 바이오 특화단지 조성의 가장 큰 과제는 국가산업단지 지정 여부다.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기업 유치에 필요한 각종 제도적 지원과 인센티브 확보가 가능해진다. 기반시설 조성, 입주기업 지원, 세제·금융 혜택,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정책과의 연계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문제는 지정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내 신규 산업단지 개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균형발전을 이유로 수도권 산업단지 신규 개발을 억제하거나 제한하는 기조를 보여 왔다.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역은 특별조치법을 근거로 국가산단 신규 신청이 가능하지만, 아직 이 경로를 통해 실제 지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실시계획의 윤곽이 드러나는 올해 연말께 입주 기업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에 국가산단 지정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단순한 희망이나 구호가 아니라 기업 수요, 산업 필요성, 고용 효과, 기반시설 계획 등 구체적 데이터를 앞세워 중앙정부 설득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바이오 산업 육성을 강조한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와 손화정 영종구청장 당선자가 향후 국가산단 지정 논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행정 수장들의 정책 의지가 더해질 경우 국토부와 산업부를 상대로 한 협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인천 바이오산업, 송도 넘어 영종으로 확장되나
이번 사업은 인천 바이오산업의 공간적 확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인천 바이오산업의 상징은 송도였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 연구기관, 생산시설이 송도에 집중되면서 인천은 국내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 도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산업이 성장할수록 생산시설 확장, 물류 기능, 연구개발 연계, 협력기업 입주 공간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 영종도 제3유보지는 이 같은 확장 수요를 받아낼 수 있는 대규모 부지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은 바이오 의약품의 글로벌 물류, 해외 기업 유치, 국제 공동연구, 첨단 장비·원부자재 수급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종 제3유보지가 바이오 특화단지로 조성되면 인천은 송도 중심의 단일 클러스터에서 벗어나 송도·영종 연계형 바이오 경제권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영종국제도시의 자족 기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 입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영종은 공항과 관광, 물류 기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첨단산업 기반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바이오 특화단지가 조성될 경우 고급 일자리 창출, 협력기업 유치, 교통·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 지역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산단 지정, 기업 수요 확보, 기반시설 투자, 환경·교통 대책,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역할 분담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단순히 ‘바이오’라는 이름을 붙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기업이 들어오고, 연구와 생산이 연결되며, 인재와 자본이 순환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실시계획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와야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입주 수요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도출된 데이터와 필요성을 가지고 올해 연말께 국토부를 방문해 국가산단 지정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종도 제3유보지 개발은 이제 행정 문턱의 첫 관문에 들어섰다. 산업부 승인과 실시계획 수립, 국가산단 지정 협의라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영종이 공항도시를 넘어 바이오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인천의 다음 성장축을 둘러싼 정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