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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표류 끝에 다시 움직이는 인천 영종도 용유지구

“에잇시티 좌초 이후 20년… 다시 움직이는 영종·용유 개발 시계”

“관광휴양 복합도시 청사진 속 주민 보상·분양 리스크는 여전”

“인스파이어·파라다이스와 연계 기대… 글로벌 관광벨트 구축 시험대”

유향연 | 기사입력 2026/05/19 [09:15]

20년 표류 끝에 다시 움직이는 인천 영종도 용유지구

“에잇시티 좌초 이후 20년… 다시 움직이는 영종·용유 개발 시계”

“관광휴양 복합도시 청사진 속 주민 보상·분양 리스크는 여전”

“인스파이어·파라다이스와 연계 기대… 글로벌 관광벨트 구축 시험대”

유향연 | 입력 : 2026/05/19 [09:15]

[내외신문/유향연 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용유지구가 다시 개발 궤도에 올랐다.

 

수차례 좌초와 사업 무산을 반복했던 인천 용유구역 개발사업이 인천도시공사(iH) 주도의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본격 추진되면서, 20년 가까이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영종·용유권을 글로벌 관광휴양벨트로 연결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지만, 사업의 현실성과 원주민 보상 문제,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복합적 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iH에 따르면 ‘인천 용유구역 도시개발사업’ 계획이 확정·고시되면서 사업은 행정적 첫 관문을 넘었다. 사업 대상지는 중구 을왕동 일대 약 59만3천㎡ 규모다.

 

사업비는 총 4천61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iH는 향후 토지 보상과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8년 착공,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용유지구 개발의 핵심은 ‘친환경 관광휴양 복합도시’라는 콘셉트다. 단순 주거단지가 아니라 관광·레저·상업·주거 기능을 결합한 복합형 도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복합시설용지가 2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공간에는 대형 리조트와 호텔, 주상복합시설, 상업·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거용지는 16.6%, 상업용지는 8.0% 수준이며, 나머지 절반 이상은 도로와 공원 등 도시기반시설로 구성된다.

 

iH는 우선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민간 사업자에게 토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과거처럼 민간사업자가 직접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하다 좌초되는 위험을 줄이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공공이 도시의 기본 골격을 먼저 만든 뒤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사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용유지구는 지난 20년 동안 개발 기대감과 좌절이 반복됐던 대표적 사례다. 2007년에는 초대형 복합관광도시를 표방한 ‘에잇시티(8City)’ 프로젝트가 등장하면서 세계적 관광도시 조성 기대감이 커졌다.

 

당시에는 수조원 규모의 자본 투입이 예고되며 동북아 최대 복합리조트 도시 구상이 제시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민간 사업자의 자금조달 실패로 사업은 결국 무산됐다.

 

이후 2017년에도 iH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이 민간 공동사업자를 공모하며 재도전에 나섰지만, 투자 여건 악화와 사업성 논란 속에서 적절한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 해제까지 이어지면서 용유지구는 사실상 개발 동력을 상실한 채 장기간 방치됐다. 공항과 바다를 동시에 끼고 있음에도 개발이 멈춰 있던 용유지구는 한때 “대한민국 최대의 잠자는 땅”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번 사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주변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영종국제도시 일대에는 이미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스파이어 리조트 같은 글로벌 복합관광시설이 들어섰고, 왕산마리나 등 해양레저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인천공항과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청라하늘대교까지 연결되면서 교통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인스파이어 리조트 개장은 영종·용유권 관광벨트의 가능성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카지노 중심이 아니라 공연·컨벤션·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체류형 관광 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iH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용유지구가 숙박과 상업, 레저 기능을 연계하는 후방 지원 도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 과제는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오랜 기간 해당 지역에서 살아온 무허가 거주민들의 이주 및 보상 문제다.

 

용유지구에는 수십 년간 형성된 비정형 주거지가 적지 않다. 개발 과정에서 이들 주민에 대한 보상 기준과 이주 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용유지구 개발계획은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당시에도 주민 재정착 대책과 생활권 보호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공이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단순한 토지 수용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지속적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역시 변수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금리 부담과 경기 둔화, 미분양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복합도시라는 청사진이 실제 분양시장과 투자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특히 용유지구 개발이 단순한 주상복합 분양사업으로 흐를 경우 차별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영종국제도시 일대에는 상당수 공동주택과 생활형숙박시설 공급이 이뤄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실 문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 인프라와 문화 콘텐츠, 체류형 소비 생태계가 함께 구축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부동산 공급 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용유지구 개발 성공 여부가 “관광도시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수준이 아니라 영종·용유권 전체를 하나의 글로벌 관광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항 접근성과 해양 관광, K-콘텐츠, 레저 산업 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 다른 변수는 민간 사업자의 역량이다. iH가 기반시설을 조성하더라도 실제 공간을 채우는 것은 민간 투자다. 어느 수준의 자본과 콘텐츠 기획 역량을 가진 기업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용유지구의 미래 가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나 엔터테인먼트 기업, 복합리조트 운영사 등이 참여하지 못할 경우 기대했던 국제 관광도시 모델은 반쪽짜리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iH 측은 원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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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유지구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인천시청)    

 

iH 관계자는 “용유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영종도 일대 대형 복합관광시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토지 보상 과정에서도 주민들과 적극 소통하며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멈춰 있었던 용유지구 개발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공항과 바다, 관광 인프라를 모두 갖춘 입지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과거에도 수차례 장밋빛 청사진은 존재했다.

 

이번 사업이 진정한 관광휴양도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하나의 미완 개발 프로젝트로 남게 될지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보상과 투자, 그리고 도시 콘텐츠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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