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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마저 걷어찬 국민의힘,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39년 만의 개헌 기회 무산… 국민의힘, 윤석열 그림자 못 벗어나나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 “반대를 위한 반대”에 국민 피로감 확산

민주당도 오만 경계해야… 천우일회의 헌정개혁 기회 놓치지 말아야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5/09 [14:39]

“개헌마저 걷어찬 국민의힘,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39년 만의 개헌 기회 무산… 국민의힘, 윤석열 그림자 못 벗어나나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 “반대를 위한 반대”에 국민 피로감 확산

민주당도 오만 경계해야… 천우일회의 헌정개혁 기회 놓치지 말아야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5/09 [14:39]

[내외신문/전태수 기자]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개헌은 오랫동안 “필요하지만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었다. 대통령 권한 집중, 극단적 진영대립, 승자독식 정치구조 문제는 역대 정권마다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들 역시 개헌론을 수없이 주장해왔다. 대통령 4년 중임제부터 권력분산형 개헌까지 다양한 안을 내놓았고, “87년 체제를 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꾸준히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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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의장의 의결봉이 이날의 분노를 상징한다(사진=내외신문)    

 

그런데 막상 현실 정치에서 개헌 논의가 구체화되자 국민의힘은 전면 저지 모드로 돌아섰다. 표결 정족수 자체를 무산시키고, 필리버스터까지 예고하며 사실상 “개헌 자체를 막는 정당”처럼 행동했다. 문제는 그 이유가 국민에게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졸속 개헌”, “합의 없는 강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국민 눈에는 “내용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먼저 계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더 크게 남는다.

 

특히 이번 개헌안이 비상권력 제한과 권력 남용 방지라는 상징성을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반대는 더욱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

 

 

정치에서 반대는 가능하다.

 

그러나 왜 반대하는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순간, 그 반대는 책임 있는 견제가 아니라 발목잡기로 보이게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마주한 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윤석열 그림자와 절연하지 못한 보수정당의 한계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국민의힘이 아직도 윤석열 체제와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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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과 절연 못하는 국민의힘의 한계?(사진=내외신문)    

 

비상계엄 논란과 헌정질서 충돌을 겪은 이후 국민 다수는 최소한 보수진영이 “권력 남용의 위험성”에 대해 일정 부분 반성과 성찰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개헌안 내용에 대한 실질적 반론보다는 절차적 공격에 집중했다.

 

“왜 지금 하느냐”, “왜 민주당 방식이냐”는 정치공세는 있었지만, “왜 권력 남용 방지 장치를 강화하면 안 되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부족했다.

 

그 결과 국민에게 남은 인상은 단순하다.


“혹시 아직도 윤석열 정치와 완전히 결별하지 못한 것 아닌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러고도 윤석열과 절연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정치적 수사라는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힘 스스로 그 의심을 걷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보수정당이 살아남으려면 과거 권위주의 이미지와 결별해야 한다. 헌정질서를 지키는 보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보수라는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젊은 세대와 중도층은 계속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 국민 삶은 안중에도 없었나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힘이 개헌안뿐 아니라 여야 합의 민생법안들까지 무더기로 필리버스터 대상에 올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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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생법안까지 전면 봉쇄하는 모습은 “정치투쟁이 국민 삶보다 우선이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육아휴직 확대, 국민 생활과 직결된 법안들까지 전부 가로막겠다고 나선 모습은 많은 국민에게 충격적으로 비쳤다.

 

필리버스터는 헌법이 보장한 합법적 권리다.

 

그러나 모든 권리는 국민적 공감 속에서 행사될 때 정당성을 가진다.

민생법안까지 전면 봉쇄하는 모습은 “정치투쟁이 국민 삶보다 우선이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우원식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육아휴직 법안 통과를 기다리는 워킹맘의 문자를 읽으며 울분을 토한 장면은 단순 감정 표현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그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좌절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지금 국민은 거대 담론보다 당장 삶을 바꿀 정책을 원한다. 정쟁은 정치권 내부에서는 전략일 수 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피곤한 소음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이런 현실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것이다.

 

‘졸업여행’ 조롱… 공당의 품격은 어디로 갔나

 

우원식 의장의 해외 순방 일정을 두고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이 “졸업여행”이라고 비꼰 장면은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민낯이었다.

 

국회의장의 해외 일정은 단순 관광이 아니라 네덜란드·케냐와의 의회외교 및 경제협력 논의를 포함한 공식 외교 일정이었다. 더구나 여야 의원들이 함께하는 초당적 방문단이었다.

 

그런데 이를 조롱거리로 만든 것은 단순 정쟁 수준을 넘어선다. 상대 정치인을 공격하기 위해 국가 외교 일정 자체를 희화화한 셈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실이 “외교 결례”라고 강하게 반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의회외교는 국가 이미지와 직결된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회 외교는 지속돼야 하고, 정파를 넘어 국익 차원에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는 상대를 조롱하기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품격조차 내려놓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말 수권정당으로 복귀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공격력보다 공당의 품격이다.

 

정치는 싸움이지만, 싸움에도 선은 있어야 한다.


그 선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국민은 정치 전체를 혐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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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정신 차려야 한다… 천우일회의 기회 놓치지 말아야

 

하지만 이번 사태를 국민의힘 비판으로만 끝낼 수는 없다. 민주당 역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국민이 만들어준 역사적 기회 위에 서 있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보수진영 혼란 속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단순 정권 운영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재설계”라는 과제를 맡긴 상태다.

 

그런데 민주당이 여기서 오만해진다면 상황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우리가 옳으니 밀어붙이면 된다”는 태도를 보이는 순간 국민은 또다시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개헌은 특히 더 그렇다. 개헌은 어느 한 정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 과정이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무산을 단순히 “국민의힘 방해”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왜 충분한 국민적 압박과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지 못했는지 함께 돌아봐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드문 정치적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


비상계엄 논란과 탄핵, 극단적 진영정치 이후 국민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 정권교체 수준이 아니라 국가 운영 시스템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에 가깝다.

 

이런 시기에 민주당마저 내부 권력다툼, 팬덤 정치, 독주 프레임에 갇힌다면 국민은 다시 절망하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하고, 민주당은 역사적 책임의 무게를 잊지 말아야 한다.

 

 

천우일회의 기회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서로를 향한 증오 경쟁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어떻게 미래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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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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