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문/전용현 기자]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그 중심에 인천이 있다. 수도권 전력 공급의 핵심 거점인 인천은 높은 공급 능력을 갖췄지만, 그 기반이 화석연료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전력 통계에 따르면 인천의 발전 구조는 LNG와 유연탄이 전체 발전량의 95%를 차지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천의 전력 구조 자체가 외부 변수에 극도로 민감한 체계로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 전력 수요를 책임지는 핵심 지역이다. 공급 능력은 충분하지만, 그 기반이 불안정하다면 결국 수도권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유가 급등은 그 위험을 현실로 드러낸 사건이다.
‘에너지 허브’의 역설… 공급은 많지만 안전하지 않다
인천은 대표적인 발전 도시다. 영흥화력발전소를 비롯한 대형 발전 시설들이 집중돼 있으며, 수도권 전력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에너지 허브의 역설’을 낳는다. 공급 능력은 높지만, 에너지 자립도는 낮다. 연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제 정세 변화가 곧바로 발전 비용 상승과 전력 가격 압박으로 이어진다. 전쟁, 공급망 붕괴, 환율 변동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재생에너지 4%… 전환 속도는 ‘정체’ 상태
인천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전국 평균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며, 수도권 핵심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딘 이유는 입지 문제와 주민 수용성, 초기 투자 비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시 밀도가 높은 인천에서는 대규모 태양광이나 풍력 설치가 쉽지 않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정책 지원이 결합된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상풍력과 분산형 태양광 등 다양한 대안이 이미 제시되고 있다.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RE100 압박’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인천은 제조업과 물류, 바이오 산업이 밀집된 도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RE100’ 기준을 적용하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을 경우 기업 유치와 수출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너지 구조 전환이 곧 산업 정책이 되는 이유다.
전환의 방향… ‘분산형 에너지 도시’로
전문가들은 인천이 기존 중앙집중형 발전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해상풍력, 태양광,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한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구상해온 ‘도시 기반 자산화 모델’과도 연결될 수 있다. 에너지 역시 하나의 자산으로 보고, 지역 단위에서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번 유가 충격은 하나의 신호다. 지금의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에너지 질서로 이동할 것인가.
인천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화석연료에 묶인 도시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미래 도시로 전환할 것인가. 그 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