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으로 불어난 약속”… 송도세브란스, 완공 앞두고 다시 흔들리는 재원 구조공사비 폭등에 3천억 추가 투입… 연세대·SPC·개발이익금 ‘삼각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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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도캠퍼스 전경 조감도 |
[내외신문/전용욱 기자]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의료 인프라인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또 한 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공사비 급등이라는 현실 앞에서 당초 계획은 크게 수정됐고, 총 사업비는 4천억원에서 7천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3천억원의 재원 배분 방식이 최근 확정되면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공정성 논란이 동시에 불붙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세대학교, 그리고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추가 재원 3천억원의 분담 구조를 의결했다. 이번 구조의 핵심은 세 주체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담을 나누는 ‘삼각 구조’다.
연세대학교는 직접 1천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2천억원 가운데 절반은 SPC가 연세대에 차입 형태로 제공하고, 남은 1천억원은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즉, 실질적으로는 연세대의 직접 부담과 차입, 그리고 개발이익금이라는 세 가지 축이 결합된 복합적인 재원 구조다.
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재원 조달을 넘어 ‘공공성’과 ‘특혜’ 논란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2006년 연세대가 국제캠퍼스 조성 계획을 추진하면서 함께 약속했던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약속은 20년 가까이 지연됐고, 이제 와서 추가 재정 지원까지 이뤄지는 상황은 일부에서 “지나친 배려”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SPC가 부담하는 개발이익금의 성격이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 자금은 원래 아파트 및 상업시설 개발을 통해 확보된 수익으로, 송도 내 공공적 가치 창출을 위해 사용되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이번 추가 배분으로 인해 기존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자금이 재편되면서, 다른 사업의 재원 축소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세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연구인력 1천명 이상이 상주하는 첨단 연구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송도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그러나 병원 건립 비용이 확대되면서 이 사업에 투입될 재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지금의 선택은 ‘현재의 의료 인프라’와 ‘미래의 산업 기반’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인천경제청은 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병원 건립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송도는 국제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대형 종합병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2022년 착공 이후 지하 구조물 공사는 완료됐지만, 지상부 공사를 위한 시공사 선정 과정이 진행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의료계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공사 일정은 이미 한 차례 밀린 상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2028년 말 완공이 목표다.
이처럼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은 단순한 건설 프로젝트를 넘어 도시 전략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의료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분과 개발이익 활용의 정당성, 그리고 장기적인 도시 성장 전략이 서로 얽혀 있는 구조다.
특히 이번 재원 배분안은 향후 유사 사업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과 민간, 교육기관이 결합된 복합 개발 모델에서 비용 증가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 경제자유구역 및 대형 개발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도 제기된다. 과연 송도 개발 모델은 ‘부동산 개발이익으로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는 구조’가 지속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초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비용 증가와 사업 지연이 반복되면서 구조 자체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는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단순한 병원이 아니라, 송도라는 도시의 신뢰를 상징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약속이 지켜지는가, 아니면 또다시 미뤄지는가에 따라 도시의 브랜드와 투자 매력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재원 배분 결정은 ‘돈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시간의 문제’다. 이미 20년을 기다린 사업이 다시 지연될 경우, 그 비용은 단순한 예산 증가를 넘어 도시 전체가 짊어져야 할 신뢰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도의 하늘을 가르는 크레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지, 아니면 또 한 번 멈춰 서게 될지는 이제 이 복잡한 재원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