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는 무엇하는 곳인가…하나증권 사옥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자 거래 논란코람코자산신탁 매각에 자회사 코람코운용 입찰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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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람코자산신탁 전경 |
코람코는 무엇하는 곳인가
코람코자산신탁은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금융회사로, 상업용 부동산 개발과 자산관리, 리츠(REITs) 운용 등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주로 대형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시설을 매입해 리츠 형태로 운용하거나 투자자를 모집해 자산을 관리하는 사업을 한다.
코람코 그룹은 크게 자산신탁과 자산운용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부동산을 매입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고, 코람코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을 펀드나 리츠 형태로 운용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는 국내 부동산 금융 시장에서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같은 그룹 내에서 매각과 매입이 동시에 이루어질 경우 이해상충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항상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대형 부동산 거래에서는 입찰 가격, 감정평가액, 투자 조건 등 민감한 정보가 거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보 접근성이 공정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나증권 사옥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12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9일 진행된 하나증권 사옥 매각 입찰에는 코람코자산운용을 비롯해 KB자산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현재 해당 사옥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코람코더원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으며 매각 주관은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셰빌스가 맡았다.
그러나 코람코자산운용이 입찰에 참여하자 하나증권은 코람코자산신탁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해당 사옥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다른 투자자가 제시한 가격과 동일한 조건을 맞출 경우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각 주체와 같은 그룹 계열사가 입찰자로 참여할 경우 입찰 가격이나 경쟁 상황 등 핵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나증권 측은 특히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경쟁 입찰자의 가격 정보가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정한 경쟁이 훼손될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장호 사장 경력도 논란 요소
논란은 코람코자산운용 윤장호 사장의 과거 이력 때문에 더욱 확대됐다.
윤 사장은 과거 코람코자산신탁에 재직하던 당시 하나증권 사옥 인수 작업을 총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입찰 참여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실사를 통해 자산 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그러나 과거 인수 과정에 직접 관여했던 인물이 운용사 대표로 입찰에 참여할 경우 자산 정보 접근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실제 정보 유출 여부와 관계없이 이해상충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계열사 입찰 구조 반복되는 논란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 간 거래가 이번 사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이 진행한 분당 두산타워 매각 입찰에서도 코람코자산운용이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구조가 자산 가격 상승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코람코자산신탁이 1조 원에 매입한 자산을 계열사 운용사가 1조 5000억 원에 인수할 경우 그룹 전체 자산은 동일하지만 운용 자산 규모는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신탁사는 매각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운용사는 운용 자산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계열사 간 거래 유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운용이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 실제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내부 정보 공유 가능성 의구심
시장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 간 정보 차단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두 회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콘삼성 건물에 같은 사무실을 두고 있어 물리적 공간이 겹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매각 관련 정보나 입찰 전략이 자연스럽게 공유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람코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신탁과 운용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보 교류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해상충 관리가 핵심 과제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계열사 간 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내부 통제위원회를 통해 정보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이해상충 관리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부동산 거래에서는 시장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입찰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하나증권 사옥 매각 논란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를 넘어 국내 부동산 금융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자산 운용 규모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계열사 간 거래 구조와 이해상충 관리가 향후 시장 신뢰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