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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업 손잡은 ‘상생경제’ 실험…한국 경제 정책의 새로운 방향

-민관 협력 중심 경제 전략 본격화

-기업과 정부의 정책 파트너십 시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노리는 상생경제 모델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6/03/11 [14:09]

정부·기업 손잡은 ‘상생경제’ 실험…한국 경제 정책의 새로운 방향

-민관 협력 중심 경제 전략 본격화

-기업과 정부의 정책 파트너십 시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노리는 상생경제 모델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6/03/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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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현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정부와 기업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단순한 간담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장면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현하는 기업인과의 대화’는 한국 경제 정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행사장의 배경에는 ‘상생협력의 씨앗, 모두의 심장으로 꽃 피우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이 문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의 핵심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회의는 전통적인 정부 주도의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과 정부가 함께 경제 전략을 설계하는 ‘민관 협력형 경제 모델’을 강조한 자리였다.

과거 한국 경제 정책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기업이 이를 따르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정부와 기업의 관계 역시 단순한 지시와 수행의 관계를 넘어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 메시지는 ‘상생경제’였다. 상생경제는 단순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의미하는 좁은 개념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산업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괄적인 경제 전략이다.

 

정부가 이러한 상생경제 모델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 구조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산업 간 격차와 지역 간 격차, 기업 규모 간 격차가 동시에 확대되는 문제를 겪어왔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 구조는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중소기업과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또한 글로벌 경제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산업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산업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유럽 역시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의제 역시 이러한 글로벌 경제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친환경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급망 안정과 기술 경쟁력 확보는 한국 경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기반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정책 협의 수준을 넘어 ‘경제 공동 전략’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상생경제 정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연결된다.

한국 경제는 수도권 중심 구조가 강해 지방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는 산업단지와 첨단 산업 클러스터를 지방에 확대하고 지역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 역시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혁신 기술의 상당수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탄생하는 시대가 되면서 정부는 창업 지원과 기술 투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업 역시 이러한 생태계 속에서 협력 파트너를 찾고 공동 성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히 경제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함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경제 전략 회의’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기업인들은 투자 환경 개선과 규제 개혁,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정책 건의를 제시했고 정부는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민관 협력 모델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 경쟁이 국가 간 경쟁으로 확대되는 시대에는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국가 경제 팀플레이’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정부의 기술 투자와 정책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의는 그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된다. 경제 정책의 방향이 단순한 성장 정책을 넘어 협력과 상생 중심의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결국 상생경제의 성공 여부는 정책의 실질적 실행력에 달려 있다. 정부가 제시한 협력 모델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업이 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새로운 경제 거버넌스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번 상생 협력 모델의 실험은 그 중요한 출발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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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경제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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