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공격적인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보안 대응 방식, 그리고 미국 상장 구조를 둘러싼 통상 분쟁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신뢰 문제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대부분의 영업을 하면서 해외 투자자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국적이 아니라 책임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국내 물류 인프라와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국내 기준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미국 상장 기업이라는 법적 구조와 한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실 사이의 긴장 관계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행동을 통해 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탈팡’ 움직임이다.
특정 기업 이용을 줄이거나 경쟁 플랫폼으로 소비를 분산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사의 온라인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소비 분산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단순한 불매 운동만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플랫폼 시장은 규모의 경제와 물류 효율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근본 해법은 제도 개선과 경쟁 촉진에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논점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문제다. 현행 의무휴일제를 유지하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식이 검토될 경우 온라인 독점 완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상생 방안과 보완 대책이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책임 강화, 해외 상장 기업의 국내 규제 준수 기준 정교화, 물류 경쟁 환경 조성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을 ‘내보내는’ 구호보다 시장을 다원화하는 정책이 더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 유통은 이제 단순한 쇼핑 채널이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다. 속도와 편리함이 신뢰를 대체할 수는 없다. 플랫폼 경쟁의 다음 국면은 배송 속도가 아니라 책임의 속도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