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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명분은 무너지고, 갈등은 커졌다…지방선거 앞 민주당의 선택지

NBS 여론조사서 합당 반대 44%, 중도층 반대는 51%로 선거 부담 가중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찬반 격차 급속 축소…“왜 지금이냐”는 질문 확산

근소한 찬반 투표는 분열만 남긴다…지도부, 지방선거 집중이 현실적 해법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2/06 [09:05]

합당 명분은 무너지고, 갈등은 커졌다…지방선거 앞 민주당의 선택지

NBS 여론조사서 합당 반대 44%, 중도층 반대는 51%로 선거 부담 가중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찬반 격차 급속 축소…“왜 지금이냐”는 질문 확산

근소한 찬반 투표는 분열만 남긴다…지도부, 지방선거 집중이 현실적 해법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6/02/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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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봉화 기자

 

합당이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되고 있고 합당반대 여론의 빠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전 합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빠르게 빠지고 있다. 명분은 흐릿해지고, 그 자리를 갈등과 피로가 채우고 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동시에 나온다.

 

5일 발표된 NBS 여론조사는 이러한 분위기를 수치로 분명히 보여준다. 조사 결과 합당 찬성은 29%, 반대는 44%로, 반대 여론이 오차범위를 넘어 뚜렷하게 앞섰다.

 

특히 지방선거의 핵심 공략층으로 꼽히는 중도층에서는 찬성 25%, 반대 51%로 반대 의견이 두 배 이상에 달했다. 합당이 외연 확장의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중도층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 주목해야 할 변화는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갤럽 조사에서는 합당 찬성 48%, 반대 30%로 비교적 안정적인 찬성 우위 구도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찬성 47%, 반대 38%로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수치상 찬성이 여전히 앞서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당원들 사이에서 ‘합당 자체’보다 ‘합당의 시기’에 대한 의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 왜 이 문제를 꺼내야 하느냐”,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내부 논쟁을 키울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이 당원 여론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당원 찬반 여론은 머지않아 팽팽해지거나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 지도부가 시간에 쫓겨 합당 찬반 투표를 강행할 경우다. 현재 여론 지형상 결과는 극히 근소한 차이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결과는 승리한 쪽에도, 패배한 쪽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승리한 쪽은 정당성을 주장하겠지만, 패배한 쪽은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했을지 몰라도 정치적 정당성은 부족하다”고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합당은 통합의 계기가 아니라, 새로운 분열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합당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단순 과반이 아니라 최소한 3분의 2 이상 동의와 같은 특별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합당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나 전술적 선택이 아니라, 당의 정체성과 향후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팽팽한 찬반 속에서 50%를 조금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지도부는 전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합당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방식과 내용에 따라 갈등을 더 키울 수도, 최소한의 출구를 만들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당 안에서는 “합당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진행하겠다면, 단순히 합당 찬반만 묻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합당의 시기’다.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 중 어느 시점이 바람직한지를 함께 묻고, 만약 ‘선거 이후’ 의견이 더 많다면 그 뜻을 따르겠다는 지도부의 명확한 약속이 전제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여론조사는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합당 논쟁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당내 혼란만 증폭시키고 있다. 찬반을 떠나 당 구성원들의 피로감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과 민생, 지방선거 전략을 논의해야 할 시기에, 당의 에너지가 합당 찬반 공방에 소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쪽은 당 전체이며, 궁극적으로는 지방선거를 통해 평가받게 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청래 대표가 시작한 합당 논의가 점차 권력투쟁의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합당의 취지나 진정성보다, 이 논의가 당권 경쟁과 맞물려 해석되는 순간부터 피로감이 급격히 커졌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처음의 의도와 달리, 결과적으로 갈등만 촉발시키는 구조로 변질됐다는 평가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합당 추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 불분명해진 상황에서, 동력을 잃은 논의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는 “진심은 충분히 확인됐다”는 평가와 함께, 이제는 과감히 논의를 접고 지방선거 준비에 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합은 강행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충분한 공감과 타이밍을 잃은 통합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도부가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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