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모두의 창업과 이재명식 문제 해결의 본질과 천재적 역발상실패를 관리하는 국가, 창업을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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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출연해 모두의창업을 설명하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준비 없는 창업을 부추기던 과거 방식과 달리, 아이디어 검증, 멘토링, 단계별 자금 지원, 투자 연계까지 하나의 경로로 묶었다.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이 사라지지 않고 다음 도전에 축적되도록 만든 구조다.
이 정책의 설계 철학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지원 행정’과 결이 다르다.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부처가 아니라, 창업을 하나의 사회적 학습 과정으로 보고 제도화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한성숙 장관이다. 그는 IT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감각’이나 ‘운’의 영역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능력의 영역으로 재정의했다.
왜 지금 개인창업인가. 답은 AI 시대의 노동 구조 변화에 있다. AI는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중간 숙련 노동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기업에 입사해 장기간 숙련을 쌓으며 커리어를 형성하는 경로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아직 사회 제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교육은 여전히 정답이 있는 시험 중심이고, 노동 정책은 여전히 ‘고용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정해진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창업은 바로 이 능력을 가장 압축적으로 훈련하는 과정이다. 시장을 관찰하고,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수요를 발견하고, 기술·사람·자본을 조합해 하나의 실험으로 만들어낸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이 과정에서 개인은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로 성장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이 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기술 창업과 로컬 창업을 구분하되 우열을 두지 않고, 아이디어의 크기보다 문제 설정의 밀도를 본다.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시대에는 20대의 코딩 능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40대·50대가 축적한 현장 경험과 문제 인식이 기술과 결합할 때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이재명이라는 인물이 떠오른다. 그를 두고 ‘천재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단순한 말재주나 정책 수의 많고 적음 때문이 아니다. 그의 특징은 언제나 문제의 출발점을 개인의 도덕성이나 노력 부족에서 찾지 않고, 구조와 시스템의 결함에서 찾는 데 있다.
이재명의 정치 언어를 살펴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개인이 실패하는 이유를 묻기 전에, 왜 그 실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지 묻는다. 자영업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자영업자가 과잉이다’라는 도덕적 판단 대신, 왜 임금 노동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청년 문제에서도 ‘눈높이 조정’이 아니라, 왜 눈높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가 되었는지를 먼저 묻는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이재명식 문제 인식의 행정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실패를 개인의 낙오로 처리하지 않고, 사회가 감당해야 할 학습 비용으로 재정의했다. 창업 실패를 숨겨야 할 흠이 아니라, 다음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이터로 전환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정책도, 단순한 성장 정책도 아니다. 사회 전체의 문제 해결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이 지점에서 ‘왜 이재명이 천재인가’라는 질문은 감정적 찬사가 아니라 분석의 대상이 된다. 천재성은 새로운 답을 내놓는 능력이 아니라, 모두가 익숙해져서 더 이상 질문하지 않던 전제를 다시 질문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그는 늘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묻고, 그 질문을 정책 설계로 연결한다. 창업을 개인의 용기 문제로만 보던 사회에서, 창업을 국가가 설계해야 할 학습 시스템으로 바꾼 발상 역시 같은 연장선에 있다.
AI 시대에 국가의 역할은 국민을 대신해 답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다양한 답을 실험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그 공간을 제도적으로 처음 구현한 사례 중 하나다. 성공한 1인에게 주어지는 10억 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전한 수백 명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경로를 얻는다는 점이다.
개인창업을 장려한다는 것은 모두를 사업가로 만들겠다는 뜻이 아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시도하고, 실패를 학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민을 늘리겠다는 선언이다. AI가 빠르게 기존 일자리를 재편하는 시대에,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그리고 이 전략의 출발점에 ‘사람이 문제를 푸는 존재’라는 믿음을 놓는 정치, 그것이 이재명 정치의 핵심이자 천재성의 실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