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지금은 합당의 시간이 아니다”…다당제 원칙과 지방선거를 우선해야-다당제가 만든 성과를 스스로 지우는 선택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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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최근 제기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다당제와 정치적 다원주의라는 대원칙, 그리고 지방선거라는 당면 과제를 고려할 때 지금은 합당이 아니라 전략적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우리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다당제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당대표가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유지를 결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는 단기적 유불리를 넘어 ‘국민의 목소리를 닮은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3% 봉쇄조항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린 것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도적 토대 위에서 등장한 정치적 성과가 바로 조국혁신당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는 선명한 정치적 전선을 형성하며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그 결과 의미 있는 국민적 지지와 의석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민주당이 대규모 정당으로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서, 조국혁신당은 보다 날카로운 의제 제기로 민주당의 ‘쇄빙선’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조국혁신당만이 아니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당 등도 각자의 위치에서 유사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들 정당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전략이라는 왜곡된 정치 환경 속에서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국회에 진출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각 정당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발전시키고 안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민주당의 당면 과제로 ‘확장성’을 꼽았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인용하며, 국민의힘 쇠락 과정에서 형성된 중도보수의 정치적 공백을 흡수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의 현재 정치적 스탠스를 그대로 민주당 내부로 끌어안을 경우, 민주당이 확장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합당 시점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언젠가 같은 배를 탈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 함께 탄다고 해서 배가 더 커지거나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내부 공간이 비좁아지고 불필요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며, 지금은 새로운 배를 만들기보다 지방선거라는 가까운 목적지까지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안정적으로 항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합당 논의가 불러올 정치적 비용도 경고했다. 합당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기될 노선·인사·정체성 논쟁은, 안정적인 국정 지지율과 국민의힘 내부 혼란으로 조성된 유리한 지방선거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국정 동력 약화와 당 지도부 리더십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합당 반대가 곧 대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국혁신당 내 일부 인사들의 무리한 요구는 비판받아야 하지만, 이를 색깔론이나 정체성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 역시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고락을 함께해 온 정치적 우군을 상대로 ‘DNA’를 따지는 식의 공방은 실익 없는 갈등만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결론적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결단이 아니라 전략적 숙고라고 밝혔다. 다당제와 다원주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민주당의 확장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고, 지방선거라는 당면 과제를 흔들지 않는 선택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합당 논의는 정치적 환경이 충분히 성숙했을 때 다시 꺼내도 늦지 않으며,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역할을 수행하며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미래를 넓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