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기후위기의 최전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흔들리고 있다

바다 위의 국가 인도네시아, 섬들이 가라앉고 있다

몬순의 분노, 말레이시아를 삼킨 물폭탄과 도시 침수

숲이 사라지자 불과 연기가 나라를 뒤덮었다

폭염과 전염병, 기후가 만든 새로운 재난 지도

동남아의 경고, 기후위기는 이미 현재형이다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6/01/19 [09:31]

기후위기의 최전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흔들리고 있다

바다 위의 국가 인도네시아, 섬들이 가라앉고 있다

몬순의 분노, 말레이시아를 삼킨 물폭탄과 도시 침수

숲이 사라지자 불과 연기가 나라를 뒤덮었다

폭염과 전염병, 기후가 만든 새로운 재난 지도

동남아의 경고, 기후위기는 이미 현재형이다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6/01/19 [09:31]
본문이미지

▲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 개의 섬 말레이시아는 반도에 붙은 국가로 구성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지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적도에 걸쳐 있는 두 나라는 한때 풍부한 자연과 안정적인 열대 기후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폭염과 홍수, 산불과 해수면 상승이 일상이 된 위험지대로 변해가고 있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매일의 삶을 위협하는 현실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 군도 국가다.

 

이 나라는 바다와 함께 살아왔지만, 이제 그 바다가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자카르타를 비롯한 주요 해안 도시는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해마다 침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일부 해안 마을은 이미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정부는 수도 이전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릴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본문이미지

▲ 농경지는 물에 잠기고, 도로와 교량이 붕괴되며, 수백만 명의 주민이 매년 피난 생활 반복    

 

여기에 더해 몬순성 폭우와 열대성 저기압이 잦아지면서 수마트라와 자바, 칼리만탄 지역에서는 대형 홍수와 산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농경지는 물에 잠기고, 도로와 교량이 붕괴되며, 수백만 명의 주민이 매년 피난 생활을 반복한다. 기후위기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기반인 농업과 관광 산업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역시 기후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몬순 시즌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겼다. 도심 고속도로는 강처럼 변했고, 주택가와 상가는 순식간에 침수됐다.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지며 일상은 마비됐다.

 

폭우가 끝나면 또 다른 재난이 찾아온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다. 기온은 연일 40도에 육박하고, 저수지는 말라가며 물 부족 사태가 반복된다. 온열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농작물은 말라 죽어 식량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본문이미지

▲ 인도네시아의 이탄지 화재는 거대한 연무를 만들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뒤덮는다.    

 

두 나라를 동시에 괴롭히는 또 하나의 재난은 숲의 붕괴다. 팜유 농장 개발과 불법 벌목으로 열대우림이 사라지면서 대형 산불이 잦아졌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이탄지 화재는 거대한 연무를 만들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뒤덮는다. 하늘은 잿빛으로 변하고, 항공편이 결항되며,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해야 한다. 아이들과 노약자에게는 호흡기 질환이라는 또 다른 재앙이 덧붙는다.

 

숲은 한때 탄소를 붙잡는 거대한 저장고였지만, 이제는 탄소를 뿜어내는 불길의 무대가 됐다. 자연을 베어낸 자리에 남은 것은 연기와 병원 침대, 그리고 끊임없는 복구 비용이다.

 

기후위기는 사람의 몸에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폭염은 심혈관 질환과 탈수를 불러오고, 홍수는 수인성 전염병과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감염병 확산을 부추긴다.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빈곤층의 영양 상태는 악화되고,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까지 영향을 받는다. 기후는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변하고 있다.

본문이미지

▲ 고원에서 시작된 몬순의 편향’티베트 고원의 빠른 기후변화가 아시아 남부·동아시아 몬순의 패턴을 바꿔 주변국 가뭄·홍수 리스크를 증폭시킨다몬순 변화는 곧바로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생태계 및 농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현실은 동남아 전체, 나아가 전 세계에 보내는 경고장이다. 적도 국가조차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 바다와 숲이 더 이상 인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기후위기는 조용히 다가오지 않는다. 폭우처럼 쏟아지고, 불길처럼 번지며, 열기처럼 숨을 막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하늘과 바다, 숲과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변화는 이미 시작된 지구의 경고다. 그리고 그 경고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쓰이고 있다.

이 기사 좋아요
기자 사진
내외신문 경제부장
man9088@naver.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