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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못 막는 이유가 있었네” 대통령의 단 한마디

특송 마약 반입 41%의 비밀과 총포·화약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밀수 전략

X-ray 삼 초, 법적 논란, 협업 실패… 관세청이 마주한 ‘불가능의 구조’

인력 부족, 장비 병목, 법적 공백이 만든 위험한 경계의 현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12/12 [08:08]

“마약을 못 막는 이유가 있었네” 대통령의 단 한마디

특송 마약 반입 41%의 비밀과 총포·화약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밀수 전략

X-ray 삼 초, 법적 논란, 협업 실패… 관세청이 마주한 ‘불가능의 구조’

인력 부족, 장비 병목, 법적 공백이 만든 위험한 경계의 현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12/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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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질문에 당황한 관세청장(사진=mbc화면 캡쳐)    

 

마약은 왜 이렇게 쉽게 뚫리는가. 대통령이 “마약을 못 막는 이유가 있었네”라고 질책한 그 순간, 관세청의 현실은 한눈에 드러났다.

 

특송 화물과 국제 우편이라는 ‘작고 빠른 경로’가 국가의 단속 체계를 압도하고 있었고, 인력·장비 부족과 법적 논란이라는 오래된 장애물은 여전히 그대로 자리 잡고 있었다.

 

연간 폭증하는 해외 직구 물량 속에서 한 건의 마약, 한 개의 총기 부품을 찾아낸다는 것은 바늘을 찾으려 중장비를 돌리는 작업에 가깝다. 관세청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라고 말하지 못하지만, 실제 현장은 그에 가깝다.

 

적발 사례부터가 그렇다. 얼마 전 동해안 옥계항에 남미에서 온 5천 톤급 배가 들어왔을 때, 정부는 미국 정보기관이 제공한 제보 덕분에 마약이 실려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정보가 없었다면 그 선박은 아무 일 없이 한국을 경유해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선박이 크다’는 단순한 물리적 장애가 아니라, 그 안의 어느 곳에 마약이 숨겨져 있는지를 찾기 위해 사람이 직접 구조물과 화물을 뒤져야 했다는 점이다. 해경, 관세청 직원, 탐지견 두 마리가 총동원됐지만, 이 방식은 사실상 우연과 감에 의존한 작업과 다르지 않았다.

 

마약 밀반입의 흐름은 이미 대형 선박보다 ‘작은 길’로 옮겨갔다. 특송 화물과 국제 우편이 그 지점이다. 관세청은 전체 밀반입의 상당 비중을 이 경로가 차지한다고 인정하고 있으며, 그중 특송·우편이 차지하는 비율은 사안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배송 시스템을 범죄 조직이 악용하고 있지만, 이를 차단하기 위한 물리적·법적 장치는 여전히 미비하다. 관세청은 “특송 제도로 적발된 범죄자는 일정 기간 특송을 이용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악성 범죄자는 명단을 공개해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는 수요 억제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제도 개선 없이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단속 과정에서의 ‘검색’이다. 현재 모든 특송·우편 물량은 X-ray를 거치지만, 하루 수백만 건이 몰리는 구조 속에서 한 명의 직원이 한 건을 확인하는 시간은 평균 삼 초에 불과하다. 이상적인 검색 시간은 최소 칠 초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인력으로는 불가능한 수치다.

 

장비를 늘려도 인력이 따라붙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고, 인력을 확충하려 해도 법적 논쟁이 가로막는다. 개인 물품을 ‘추가로’ 검색하는 행위가 우편 검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체국은 “이미 한 번 본 우편물을 관세청이 다시 보는 것은 법적 책임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관세청은 “이는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근거를 명확히 하지 못한 채 시범 운영만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은 이를 두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인력이 없어서 못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국민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그 안전의 최전선이 ‘인력 부족’이라는 한 문장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기재부, 국무조정실, 국회와 협의해 적기에 인력과 장비를 보강하겠다고 답했지만, 이미 구조적 한계는 오래전에 드러난 상태다.

 

총기류 밀반입 문제는 한층 더 복잡하다. 총기 자체는 불가능하지만 부품은 가능하다는 허점이 총포·화약법에 존재한다. 개머리판이나 특정 부속은 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특송을 통해 수입할 수 있고, 밀수업자들은 이렇게 들여온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해 사실상의 완전한 총기를 만들어낸다. 필요한 핵심 부품만 따로 밀수하거나 국내에서 불법 유통망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관세청과 경찰청은 일부 우범자 명단을 공유하며 단속을 벌였지만, 법적 틀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편법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조각난 부품을 경계선에서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환 밀수출 단속 문제도 현장의 난맥상을 보여준다. 출국 시 외환 단속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담당하지만, 실제로는 만 달러 기준을 초과하는 외화를 휴대하고도 적발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책갈피나 서류 사이에 끼워서 가지고 나가도 발견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지만, 관세청은 출국장 검색 권한이 없어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다만 환치기 단속만큼은 관세청이 직접 수행하지만, 이 역시 경찰·국세청과 협업하는 다기관 구조라 업무 조율의 어려움이 상존한다.

 

이 모든 문제는 단일 기관의 실패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계 관리 체계가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 물류는 빛처럼 빨라졌지만, 단속은 여전히 종이 문서와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가 지켜야 할 경계는 확대되었지만, 그 경계를 지킬 수 있는 장비와 제도, 인력은 충분히 따라오지 못했다. 대통령의 질책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이 오래된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신호에 가깝다.

 

밀반입 범죄는 국가의 공백을 파고드는 속도로 존재한다. 지금의 관세청이 막고 있는 것은 ‘전체’가 아니라 ‘행운처럼 걸리는 일부’이며, 이 구조를 돌파하지 않으면 마약과 총기, 외환 밀수는 앞으로도 더 교묘하게, 더 빠르게 국경을 넘어올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속 기관의 비난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통관·검색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피해를 입는 것은 언제나 국민이라는 사실을, 이번 논란은 다시 한 번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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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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