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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의 제도적 전환 전통시장법 개정이 남긴 구조적 변화

전통시장의 오래된 질문, 제도가 다시 답하기 시작했다

매출 기준 도입으로 온누리상품권의 방향을 다시 잡다

부정유통과의 긴 싸움, 법적 장치로 빗장을 걸다

화재공제의 외연 확대, 골목상권까지 안전망을 잇다

지역경제의 실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김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5/12/10 [08:53]

온누리상품권의 제도적 전환 전통시장법 개정이 남긴 구조적 변화

전통시장의 오래된 질문, 제도가 다시 답하기 시작했다

매출 기준 도입으로 온누리상품권의 방향을 다시 잡다

부정유통과의 긴 싸움, 법적 장치로 빗장을 걸다

화재공제의 외연 확대, 골목상권까지 안전망을 잇다

지역경제의 실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김누리 기자 | 입력 : 2025/12/10 [08:53]
전통시장법이 다시 손질되었다.
 
오래된 문제였던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 취지에서 벗어난 사용 구조, 그리고 화재·재난으로부터 시장 상인의 안전망 부재 문제까지 한꺼번에 손보려는 조치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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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 사진    

 

정부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제도 정비가 아니라 전통시장 생태계를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애초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 아래 도입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누가 실제 혜택을 얻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점점 더 강하게 제기돼 왔다.
 
대형 가맹점, 매출 규모가 큰 점포가 혜택을 가져가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정작 어려운 골목 상권과 소상공인에게는 체감 효과가 약했다. 또한 상품권을 빙자한 각종 부정유통 사례가 이어지며 제도 자체의 신뢰도도 흔들렸다.
 
정부가 이번 개정에서 가장 먼저 손댄 부분은 바로 가맹점 기준이다. 앞으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은 매출액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인 기준은 시행령에서 정하게 되며, 영세 소상공인·전통시장 중심으로 제도의 방향을 다시 조정하는 장치가 된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온누리상품권이 취지와 다르게 쓰인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는데, 이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첫 실험이 시작되는 셈이다.
 
 
정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기준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매출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기준’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제다. 그만큼 시행령 과정에서의 조정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 강하게 손본 부분은 부정유통이다. 온누리상품권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장면은 비가맹점에서 상품권을 매입하거나 되팔고, 심지어 일종의 ‘상품권 브로커’가 생겨나는 왜곡된 시장이다. 이번 개정안은 처음으로 법률에 부정유통의 유형을 명확히 규정했다.
 
위반 정도에 따라 벌금과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지고, 등록 취소된 업체의 재등록 제한 기간도 기존의 1년에서 5년으로 늘었다. 여기에 조건부 등록 절차까지 도입되면서 부정 등록을 애초에 차단하려는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이 조치는 단순히 처벌을 강화했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동안 그림자처럼 존재했던 ‘온누리상품권의 사각지대’를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상품권이라는 제도는 신뢰가 기반인데, 신뢰가 무너질수록 소비자는 멀어지고 시장은 왜곡된다. 이번 개정은 그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전통시장의 안전 문제도 이번 개정에서 중요한 축이었다. 기존에는 화재공제가 전통시장에만 적용되었지만, 이제는 상점가와 골목형상점가까지 확대된다. 화재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수십 년 일군 생계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지역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준다.
 
상점가의 경우 전통시장처럼 제도적 안전망이 촘촘하지 않아 피해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아가는 구조였다. 이번 확대 조치는 전통시장이라는 특정 공간을 넘어, 골목상권 전체를 하나의 경제·생활 공동체로 본 정책적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이번 개정을 “온누리상품권의 오래된 문제를 바로잡는 과감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온누리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졌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왜곡이 누적된 제도이기도 했다.
 
지역 상권을 살리는 취지는 분명했지만, 정작 영세 상인보다 규모 있는 점포의 혜택이 커지는 역설이 벌어졌고, 부정유통이라는 ‘그림자 시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품권을 누가 사용하고, 누가 혜택을 보는지 구조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시장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일부 상인은 제재 강화가 필요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매출 기준 도입이 “혹시나 또 다른 소외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고 있다. 특히 골목 상인들은 제도가 실제로 어떤 식으로 시행될지에 따라 체감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상품권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조치가 없으면 결국 소비 확대 정책도 취지를 잃는다”며 이번 개정이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변화라고 평가한다.
 
결국 핵심은 지속적인 관리다. 제도는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운영해야 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수년간 지역경제 정책의 중심에 있었지만,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개정안은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한 첫 정비이자, 앞으로 이어질 보완의 출발점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실질적인 매출 효과가 돌아가도록 제도를 유지·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상품권이 단순한 소비 촉진 수단을 넘어, 지역의 경제 기반을 살리는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시행령과 후속 조치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이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번 개정은 그 가능성을 열기 위한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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