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도 CCTV에 찍혔다 — 양복 주머니서 문건 꺼내 보는 장면 포착-“계엄 몰랐다”던 해명 뒤집은 영상…특검, 지시 문건 열람 정황 집중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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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양복 안주머니 속 문건을 꺼내 열람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해당 문건이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이 담긴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박 전 장관의 기존 해명을 뒤집는 핵심 물증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박 전 장관은 “계엄선포문만 현장에서 봤다”며 사전 법률 검토나 동의 절차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JTBC 취재 결과, 대통령실 CCTV에는 박 전 장관이 앉은 자리에서 주머니 속 문건을 꺼내 한동안 살펴본 뒤 메모하는 모습까지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문건이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 그룹에서 작성된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다.
영상이 촬영된 시각은 계엄 선포 불과 몇 시간 전으로, 박 전 장관이 위법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후속 지시를 내렸다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실제로 그는 같은 날 밤 11시경 대통령실을 나와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동했고, 검찰총장과 출입국본부장, 교정본부장 등 핵심 간부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열었다. 당시 검사 파견, 출국 금지, 구치소 시설 점검 등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돼 특검은 그가 이미 계엄의 불법성을 인식한 채 지휘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특검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당시 지시는 통상적 업무 범위였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또한 CCTV에 찍힌 문건은 계엄선포문 혹은 단순 메모였으며, 어떤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특검은 문건의 형태와 메모 장면, 당시 시각대의 통신기록 등을 근거로 그의 주장을 신빙성 낮은 해명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25일 조사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통상업무를 했을 뿐”이라며 짧게 답했다. 특검은 이 발언과 실제 행동 간의 괴리를 주목하며, 다음 주 예정된 구속영장 심사에서 “위법성 인식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법무부 내부에서는 “CCTV가 공개되면 박 전 장관의 입장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계엄문건을 꺼내 보는 장면이 명확히 드러난다면, 그가 ‘모르고 있었다’는 방어 논리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통상업무였다”는 그의 주장은 결국 증거 앞에서 흔들리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명 논란을 넘어 불법 비상계엄 기획의 법적 책임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