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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특집]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국가별 전략 ― 거대한 전환의 물결

 미국의 후퇴와 역설적 투자 증가

 아시아의 도약,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행보

유럽·아프리카·남반구, 안정성과 분산형 전력망 모색

내외신문 | 기사입력 2025/09/28 [17:34]

[심층특집]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국가별 전략 ― 거대한 전환의 물결

 미국의 후퇴와 역설적 투자 증가

 아시아의 도약,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행보

유럽·아프리카·남반구, 안정성과 분산형 전력망 모색

내외신문 | 입력 : 2025/09/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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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생에너지(사진=픽사베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축이 맞물리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확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청정 전력의 비중이 40%를 넘어섰고, 전기 수요 증가분의 38% 이상이 재생에너지로 충당되었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약 3,86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 전환이 역행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유엔이 추진하는 ‘에너지 컴팩트’ 협약에서도 이미 1조6천억 달러 규모의 금융 약속이 이루어졌으며, 실제로 2,840억 달러가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 세계적 흐름은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정치적 상황과 경제적 기반, 그리고 기술적 과제에 따라 그 양상은 매우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한 이후 신재생에너지 세제 혜택을 축소하면서 업계 불안정성이 커지고, 태양광과 풍력 기업들은 합병과 자산 매각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업과 주정부 차원에서는 오히려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청정에너지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며 가계 전력 비용 절감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홍보 전략이 활발하다.

 

동부 해상풍력 프로젝트 ‘레볼루션 윈드’는 첫 터빈 설치를 완료했으나 규제와 소송 문제로 건설 중단 명령을 받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미국의 상황은 연방 차원의 후퇴와 지역 차원의 적극성이 충돌하는 모순적 풍경을 보여주며,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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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신재생에너지 설치 시설    

 

아시아는 도약의 중심에 서 있다. 중국은 처음으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7~10% 감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기후 리더십을 강화했다.

 

다만 태양광과 풍력 보조금을 축소하고 시장 기반 보상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병행해, 급성장 이후 과열된 일부 산업을 정비하는 과정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이는 단기적으로 성장 둔화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역시 발 빠른 행보를 보인다.

 

국영 석유기업 ONGC가 2.5~3GW 규모의 신재생 프로젝트 인수를 검토 중이며, 구자라트주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파크’는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해 최대 30GW 발전을 목표로 한다.

 

지난 10년간 인도 풍력발전 용량은 51.5GW로 늘어났으며, 자국 내 제조 역량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아시아가 단순한 수요 시장을 넘어 생산과 기술, 투자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은 전통적 리더십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Ørsted)는 영국 외해의 초대형 풍력발전소 혼시아3 지분 절반을 미국 투자사 아폴로에 매각 협상 중이다.

 

이는 금융적 부담을 완화하고 프로젝트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25년 4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블랙아웃은 신재생에너지 중심 전력망이 안정성 문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유럽 각국은 이에 대응해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그리드 강화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며, 분산형 전력망 설계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아프리카와 남반구 국가들 역시 분산형 모델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산하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세리티 풍력발전소(155MW)가 건설 중이며, 민간 기업과 지방정부가 직접 전력 계약을 체결해 공급하는 새로운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중앙집중형 발전소 의존에서 벗어나 지역 자율형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한편 기술적 혁신도 눈에 띈다. 폐석탄 광산 부지를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할 경우 2030년까지 약 300GW의 추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탈탄소 전환과 지역 재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전 세계 태양광·풍력 설치 현황을 분기별로 추적하는 데이터셋이 공개되면서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더욱 정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발전소 건설 속도만이 아니라 유지·보수와 교체 주기 관리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즉 신재생에너지는 단순히 설치 중심의 산업을 넘어, 유지관리와 수명주기 전체를 포괄하는 생태계로 진화 중이다.

 

결국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의 흐름은 각국의 정치적 선택, 경제적 구조, 기술적 혁신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정치적 후퇴 속에서도 민간과 지역의 힘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중국과 인도는 산업적 체질 개선과 글로벌 허브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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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동시에 실현하는 프랑스    

 

유럽은 리더십을 유지하면서도 그리드 안정성과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아프리카와 남반구는 분산형 전력망을 앞세워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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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신재생에너지의 문제는 공급과잉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것은 신재생에너지 저장장치(ESS)의 필요성이 급증이다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요구는 어느 국가도 예외로 두지 않는다. 각국이 보여주는 상이한 해법은 결국 하나의 공통된 흐름, 즉 탈탄소 시대의 거대한 전환으로 수렴한다.

 

지금의 투자가 향후 수십 년간 인류의 에너지 구조를 결정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2025년의 신재생에너지 뉴스는 단순한 경제 소식이 아니라 인류 생존 전략의 핵심적 이정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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