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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이미 시작된 인류의 청구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찾아온 한반도

산업·정치·과학이 직면한 거대한 전환

생존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9/20 [08:05]

기후위기, 이미 시작된 인류의 청구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찾아온 한반도

산업·정치·과학이 직면한 거대한 전환

생존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선택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9/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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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에 가장 어려운 층은 어린이들이라는 통계가 나와있다. 인도와 동남아가 뜨거워지는 모습    

 

지구는 더 이상 경고가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2025년 여름, 한반도는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를 동시에 겪으며 기후위기의 실체를 드러냈다. 남부 지역은 극심한 폭우로 마을이 침수되고, 북부 지역은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는 ‘한 지붕 두 날씨’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는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닌, 기후체계가 붕괴되는 초기 징후라고 경고한다.

 

한국의 기후위기 현실은 단지 자연재해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과 수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지고 서해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는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 또, 대도시는 에너지 수요 급증과 폭염 사망자 증가라는 새로운 사회적 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 전략을 내세우며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 산업 육성, 기후적응 예산 증액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탄소 배출권 제도는 기업 이해와 정치 논리에 가로막혀 있다.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정치·경제·안보 문제로 직결되는 이유다.

과학계는 이미 임계점이 임박했음을 경고한다. 북극 해빙의 붕괴, 남극 빙하의 불안정, 대서양 해류 약화는 지구 기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폭우·태풍 패턴을 극단적으로 만들며, 해수면 상승은 인천과 부산 같은 해안 도시의 생존 전략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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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로 인해 주목받는 신재생에너지    

 

 

기후위기는 인류가 낸 청구서다. 산업혁명 이후 끝없는 성장과 개발에 몰두한 결과, 지구는 이제 인간에게 치명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선택은 명확하다. 지금 이 순간, 에너지 체계·산업구조·소비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세대는 기후 재앙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기후위기는 불평등 위기”라는 말이 있다. 피해는 약자와 가난한 지역에 집중되고, 책임은 거대 산업과 선진국에 더 크다. 따라서 기후위기 대응은 정의의 문제이며, 동시에 국제 협력의 시험대다. 한국 또한 더 이상 소극적 추종자가 아니라, 적극적 혁신자로 나서야 한다.

 

 

이제 기후위기는 ‘환경’이 아니라 ‘생존’이다. 더 늦기 전에 정치와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거대한 재난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경제와 사회 전환의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단순하다. 지금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후세대에게 더 큰 청구서를 떠넘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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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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