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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세계 경제·산업의 판도를 뒤흔들다

에너지 전환, 공급망 불안, 산업 구조 재편의 충격

기업과 국가의 생존 전략, 기후 대응이 좌우한다

‘탄소경제’에서 ‘녹색경제’로, 시장 패러다임의 대전환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9/15 [07:23]

기후위기, 세계 경제·산업의 판도를 뒤흔들다

에너지 전환, 공급망 불안, 산업 구조 재편의 충격

기업과 국가의 생존 전략, 기후 대응이 좌우한다

‘탄소경제’에서 ‘녹색경제’로, 시장 패러다임의 대전환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9/15 [07:23]

기후위기가 더 이상 미래 세대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경제·산업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장, 무역 질서,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경제적 충격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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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과 북미를 휩쓴 이상 폭염은 전력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    

 

유럽과 북미를 휩쓴 이상 폭염은 전력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전력망 불안을 가중시켰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덮친 가뭄은 농업 생산을 직격하며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부의 과제가 아니라 산업부, 기재부, 심지어 국방부까지 대응해야 하는 국가적 아젠다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충격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실화된다. 첫째는 에너지 비용이다.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높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위기는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불안을 증명했고, 동시에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의 가속화를 자극했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과 기술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각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둘째는 공급망 불안이다. 기후 재난은 생산기지와 물류를 직접 타격한다. 2022년 파키스탄 대홍수는 의류 산업 기반을 흔들었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불은 반도체·IT 산업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 재난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비용은 연간 1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저비용 생산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셋째는 산업 구조 재편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은 규제와 투자 위축으로 ‘사양 산업’으로 몰리고, 친환경·저탄소 산업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한다.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며 기존 내연기관 부품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조선업은 LNG·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며 글로벌 발주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철강·시멘트 등 전통적 중공업도 탄소중립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제 무역에서 배제될 위험에 직면한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는 EU는 이미 한국, 일본, 중국 철강 기업의 수출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는 금융 시장의 변화다. ESG 투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자본의 흐름을 바꾸는 현실이 되었다. 블랙록,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철회하고 있으며, 녹색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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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의 새로운 변화는 사회의 혁신이다.    

 

기후 리스크는 이제 기업 회계와 투자 보고서에서 필수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는 항목이 되었고, 탄소 배출 관리 능력은 기업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기후위기를 새로운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규정하며 각국의 대응 속도를 압박하고 있다.

 

결국 기후위기는 경제와 산업 전반의 ‘룰’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저비용·고효율이 경쟁력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저탄소·고안정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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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인해 기후위기 캘리포니아 산불    

 

국가와 기업의 생존은 기후 대응 능력에 달려 있으며,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한국 역시 탄소 다배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주요 수출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친환경 소재, 디지털 탄소 관리 등 미래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면 기후위기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후위기는 지구적 재앙인 동시에 산업 혁신의 촉매제다. 문제는 속도와 의지다. 에너지 전환, 산업 재편, 금융 개혁이 얼마나 빠르고 과감하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미래가 갈릴 것이다. 이제 기후위기는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생존 게임이자 산업의 전략 전쟁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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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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