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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사람을 불러야 산다

인구 유출과 경기 침체의 이중고

문화·관광 결합형 상권 활성화 필요
청년과 외부인 유입이 곧 미래

김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5/09/12 [09:24]

소상공인, 사람을 불러야 산다

인구 유출과 경기 침체의 이중고

문화·관광 결합형 상권 활성화 필요
청년과 외부인 유입이 곧 미래

김누리 기자 | 입력 : 2025/09/12 [09:24]

전라남도 광주는 예향의 도시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으나 현재 소상공인의 삶은 녹록지 않다.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 상권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와 줄어드는 유동인구 탓에 활기를 잃었고, 전통시장은 온라인 쇼핑과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중심의 소상공인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회복 국면에서도 온라인 중심의 소비 구조가 고착화되며 위기는 장기화됐다.

 

무엇보다 광주의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고령층 중심의 소비가 확대되면서 지역 내 소비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소상공인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매출 감소이며, 이는 ‘손님이 없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가게 문을 열어도 손님 발길이 뜸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광주의 소상공인 정책은 단순한 지원이나 세제 혜택에 머무를 수 없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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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돈이 도는 곳에서 소상공인은 살아남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따라서 광주의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외부의 관광객, 청년 창업가, 예술인,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집단이 광주에 와서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문화·관광과 상권을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광주는 광주비엔날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충장축제 등 이미 전국적,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지역 상권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직 미비하다. 축제 기간에 맞춰 전통시장 할인권을 배포하거나, 예술인과 소상공인이 협업해 체험형 마켓을 운영하는 방식은 외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지역 소상공인을 찾도록 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단순히 ‘행사 구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에서 음식과 기념품을 소비하고, 체류를 연장해 숙박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 유입도 관건이다. 청년이 떠나면 소비와 창업 동력 모두 사라진다. 광주는 청년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실험 무대’로 기능해야 한다.

 

저렴한 임대료로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을 제공하고, 기존 소상공인과 청년 창작자가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 가령 음식점과 공연 기획자가 협업해 매주 소규모 라이브 공연을 열고, 전통시장 내에서 청년 공방과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그 예다. 이러한 활동은 청년의 정착을 돕고, 외부 청년을 광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관광객의 체류형 소비 확대도 중요한 축이다. 무등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근대문화마을, 남도 음식 등 광주가 보유한 관광 자원은 풍부하다.

 

그러나 대부분 당일치기 관광으로 소비가 제한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1박 2일, 2박 3일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늘려 숙박과 음식, 쇼핑까지 연결되는 소비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통과 숙박 인프라 개선, 야간경제 활성화, 로컬 특화 프로그램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예컨대 광주 야시장이나 청년 프리마켓을 야간에 운영해 관광객이 저녁 시간에도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지역의 전통음식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로컬 브랜드를 육성하면 소비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

 

디지털과 전통을 연결하는 전략 역시 필수적이다. 현대 소비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O2O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광주의 소상공인들도 이 흐름을 따라야 한다.

 

지역 기반 플랫폼을 통해 광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 공연, 체험을 예약·결제하도록 하고, 공공배달앱과 지역화폐를 결합해 수수료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NFT나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지역 특화 상품과 문화 콘텐츠를 젊은 세대에게 홍보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광주 고유의 예술작품이나 전통시장 브랜드를 디지털 자산화해 관광객이 기념품처럼 소장할 수 있다면 새로운 소비 방식이 열린다.

 

사람을 불러들이기 위한 구체적 정책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첫째, K-컬처 특구 조성을 통해 광주가 가진 민주화 정신과 예술·힙합 문화를 결합해 청년문화 도시로 브랜딩하는 방안이 있다.

 

둘째, 지역 대학과 협력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그들의 소비가 지역 상권에 연결되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셋째,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해 ‘광주 야시장’을 상설화하고, 저녁 시간대에 공연과 체험을 연계하면 지역 상권은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넷째, 친환경과 로컬 브랜드화 정책을 통해 광주 소상공인을 ‘착한 소비’의 대상으로 홍보하는 것도 유효하다. ESG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외부 소비자들이 광주 상권을 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결국 광주 소상공인의 미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지원금과 세제 혜택에 머물렀지만,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모으는 전략이 핵심이다.

 

관광객, 청년 창업가, 문화 예술인, 외국인 유학생이 광주에 와서 소비하고 머물며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곧 광주의 소상공인을 살리고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길이다.

 

광주는 이미 풍부한 문화와 역사, 자원을 갖춘 도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자원을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되도록 연결하는 정책적 상상력과 실행 의지다. 사람이 모이면 시장이 열리고, 시장이 살아야 도시가 살아난다. 광주 소상공인의 생존 전략은 바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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