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욕설을 녹음했다가 기소된 직원, 국민참여재판서 무죄…법정 기립박수”동료 지키려 나섰다가 ‘역고소’의 덫에 걸린 신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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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JTBC 유투브 화면 갈무리 |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과학관의 연구원 이범석 씨는 동료 직원들이 겪는 직장 내 괴롭힘을 증언하기 위해 스스로 신고자로 나섰다. 2021년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던 그는 사무실에서 상사의 반복된 욕설을 녹음해 인사팀에 제출했지만, 돌아온 것은 감사가 아닌 고발이었다.
기관은 그와 동료들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고, 가해 상사 역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이후 외부 노무법인 조사에서 일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와 상사는 징계위원회에서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신고자 이 씨는 되레 피고인의 자리에 서야 했다.
검찰은 이 씨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불법 녹음하고 누설했다’고 주장하며 기소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에서 상황은 달랐다.
법정에 선 상사는 욕설 사실을 부인했지만, 판사의 집중 질의와 직원들의 일관된 진술이 이어졌다. 사무실 공간상 욕설은 누구나 들을 수 있었던 공개 발언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국민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 역시 “모든 직원이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욕설은 통신비밀보호법의 ‘비밀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 직후 배심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고 방청석에서도 환호가 터져 나왔다. 억울한 피고인의 자리에서 벗어난 이 씨는 “부당함에 맞서려면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말하며 동료와 피해자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에 맞서 싸운 신고자가 역으로 고소당하고, 재판까지 끌려가는 현실적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동시에 국민참여재판의 무죄 평결과 기립박수는 ‘정의는 살아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며, 유사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행동의 용기를 북돋우는 계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