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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복의 달 8월, 수해 속 일본 게임 마켓팅에 열심인 우리은행”..수해현장에는 관심도 없는 듯

우리은행의 우리는 어디나라 사람들인가?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07 [09:33]

[사설] “광복의 달 8월, 수해 속 일본 게임 마켓팅에 열심인 우리은행”..수해현장에는 관심도 없는 듯

우리은행의 우리는 어디나라 사람들인가?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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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8월은 광복절이 있는 달이다.

 

 

나라를 잃었다가 되찾은 그날을 기념하며, ‘우리’라는 말의 무게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런데 2025년 8월, 전국 곳곳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무너지고, 이재민들이 진흙 속에서 생계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때, ‘우리’라는 이름을 쓴 은행은 국민 곁이 아닌 일본행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연일 수해 현장을 누비며 장화를 신고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공공 금융기관의 본분을 망각한 우리은행의 행보는 시민들의 감정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은행은 자사 앱 ‘우리WON뱅킹’을 통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회 관람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오는 8월 31일, 도쿄 ‘라라아레나’에서 열리는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결승전 티켓과 함께, 200만 원 상당의 항공권과 캐릭터 굿즈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이 이벤트는 버튼 한 번이면 응모 가능한 간편함을 앞세운 청년 대상 마케팅이다.

 

물론, 이벤트 자체는 기업의 자율이다. 그러나 시점이 문제다.

 

충청과 강원, 경기 등 전국이 물에 잠기고, 농지가 쓸려나가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체육관에 몸을 뉘고 있는 지금, ‘우리’라는 이름을 내건 은행이 마치 다른 나라 사람인 양, 게임 티켓과 일본 여행권을 들고 청년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다른 은행들의 대응은 달랐다.

 

급식차와 세탁차를 현장에 보내는 은행, 수리비 대출과 수수료 감면을 빠르게 시행하는 은행,  구호 상자를 만들어 임직원이 직접 전달했고, 침수 지역 농지 복구에 사람과 장비를 아낌없이 투입했다.

 

재난을 마케팅 기회로 삼지 않고, 말 없이 발로 뛰며, 위기의 현장에서 금융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 물론 이런일로 그동안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비난 즉 금융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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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본점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0억 원 기부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관련 뉴스에도, SNS에도, 수해 현장에서 우리은행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직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반기에 해양 플로깅, 탄소중립 워크숍 등 ‘착한 ESG’ 이미지를 앞세우며 그토록 열정적으로 홍보하던 모습은, 국민이 어려움에 처하자 자취를 감췄다.

 

시민들의 신뢰는 ‘언제 곁에 있어주었는가’로부터 비롯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외면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진짜 ESG는 행동으로 증명되는 것”이라며 “공공 금융기관이란 이름을 쓸 자격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로 보기 어렵다. 국민이 고통받는 동안에도, 기업은 선택의 순간마다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는지 스스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우리’라는 말은 단지 브랜드 네이밍이 아니다.

 

국민과 함께 숨 쉬고, 함께 걷겠다는 약속이다. 지금 우리은행의 모습은 그 약속을 저버린 ‘남의 나라 은행’처럼 보인다. 광복의 달, 모두가 함께 쓰는 ‘우리’라는 단어가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지금 우리은행이 홍보하고 있는 건 단지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다.

 

국민과의 거리감, 책임의식의 부재, 공공성의 실종이다.

 

진정한 금융개혁은 대출 구조나 지배구조 이전에, 위기 앞에 얼마나 책임 있게 행동했느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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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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