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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제러미 리프킨 “식량위기는 물에서 시작된다”…기후변화가 몰고 올 식량난과 난민 대이동의 경고

-“물의 변화가 식량을 무너뜨린다”
- “중앙집중형 사회에서 분산형 생태문명으로”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7/29 [09:54]

[기획특집] 제러미 리프킨 “식량위기는 물에서 시작된다”…기후변화가 몰고 올 식량난과 난민 대이동의 경고

-“물의 변화가 식량을 무너뜨린다”
- “중앙집중형 사회에서 분산형 생태문명으로”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7/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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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로 인해 6개월간 산불이 났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우리 일상에 침투해 있으며, 곧 문명 전체의 기반을 재편할 만큼의 충격으로 확산될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상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최근 기후위기의 본질을 “물의 변화”로 규정하면서, 그로 인해 다가올 전 지구적 식량난과 대규모 난민 대이동을 경고했다.

 

리프킨은 단순히 지구의 기온이 올라간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로 인해 수증기의 흐름, 강우량, 증발량, 대기 중 습도 분포, 그리고 대륙 간 수자원 분배까지 재편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인류의 식량 체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물의 재조정’은 이제 지구라는 시스템의 근간을 바꾸고 있다.

 

리프킨은 “우리는 지금, 산업혁명 이후 경험하지 못한 전혀 다른 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문명이 무너지는 와중에, 기후위기는 에너지·물·식량의 삼중 위기를 동반하며 인류 전체의 이동과 경제 질서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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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받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식량 문제는 단순한 가격 인상이나 일시적 수급 문제가 아니라, 지구적 규모의 생산 시스템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이 모든 현상의 근원이 바로 ‘물’이며, “식량위기의 시작은 물의 변화에서 비롯된다”고 단언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의 변화는 단순히 강수량의 증가나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비가 내리는 시간, 장소, 강도, 그리고 증발의 비율까지 바뀌면서, 과거에는 비옥했던 곡창지대가 점차 사막화되거나 극한 기후에 노출되고 있다.

 

북미 대평원, 인도 북부, 중국 화북 지역, 브라질 남부 등 세계의 주요 곡창지대는 이미 가뭄과 폭우가 교차하는 이상기후의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는 농작물의 수확 주기, 품질, 저장, 물류 시스템까지 전방위적으로 붕괴시키고 있다. 단지 더워졌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물이 움직이느냐’가 바뀌고 있으며, 이는 작물 생장 조건 전반을 변화시킨다.

 

그렇다면 이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리프킨은 “앞으로 수억 명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 말한다. 즉, 기후 난민이다.

 

그는 이들을 단순한 경제적 이주민이나 정치적 피난민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재편 과정에서 떠밀려 나오는 생존자들”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아열대 기후에 속한 인도, 아프리카 사헬지대,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부 지역은 향후 수십 년 안에 생존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바뀔 수 있으며, 이 지역 인구의 상당수가 북쪽으로, 또는 고지대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시작되고 있으며, 유럽의 난민 문제 역시 이 흐름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국경 개념은 무력화되고, 국가 단위의 대응은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계는 새로운 난민 질서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한국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리프킨은 한국을 “가장 취약한 구조 중 하나”라고 진단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80%를 넘었던 곡물 자급률은 현재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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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사헬지구 1300만명이 기후위기로 죽어가고 있다. (사진=ytn 유투브 화면 캡쳐)    

 

그중에서도 밀 자급률은 0.7%에 불과하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량을 해외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이상이 생길 경우, 한국은 단기간에 식량 수급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밀, 옥수수, 콩 등은 국제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이 크고, 기후 재해가 겹칠 경우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 리프킨은 “한국은 식량주권을 상실한 대표적인 국가”라며, 자국 내 생산 역량을 회복하지 않으면 국가안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분산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지금까지의 산업사회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해왔다. 대도시에 물류와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며, 전국적 전력망으로 통신과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기후위기 시대에는 이 방식이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 한 지점의 붕괴가 전체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지는 ‘취약한 거미줄’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분산형 시스템은 각 지역이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독립 구조를 갖춘다.

 

리프킨은 “한국은 더 이상 수도권 중심으로 인프라를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이 자급자족이 가능한 형태로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분산형 구조의 사례로 △빗물 저장소와 마을 단위 물관리 △지역 밀 자급 클러스터 △도시농업의 디지털화 △소규모 태양광과 풍력 기반의 에너지 자립형 마을 △지역 기반 교육과 보건 시스템 등을 제시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지 위기 대응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고용 창출과 지역 균형 발전,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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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아동·청소년의 90.8%가 기후위기를 걱정    

 

특히 기술적 측면에서도, 지금은 IoT, AI,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등으로 분산형 시스템이 과거보다 훨씬 정밀하게 운영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는 점도 강조된다.

 

리프킨은 이러한 경고가 ‘공상과학’처럼 들릴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껏 얼마나 현실을 외면해왔는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는 이미 기후변화를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유럽연합도 기후 난민 대응을 위해 새로운 국제 협정 체계를 준비 중이다. 세계은행은 2050년까지 최대 2억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UN은 이를 ‘21세기 가장 큰 인도주의 위기’로 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는 단순한 기상이변이나 환경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구조’에 대한 질문이며,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한 시스템 전환의 명령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경고는 단순한 예언이나 추정이 아니라, 과학과 데이터, 역사적 추세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강조하는 요청이다. 한국 사회가 이러한 경고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정책적 방향과 사회적 전환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다.

 

 

결국 식량위기는 물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이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진실 앞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시스템은 물의 변화를 견딜 수 있는가?” 리프킨의 메시지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반드시 대답해야 할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단지 말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와 정책적 선택, 국민적 공감 속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미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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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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