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지배해온 두 개의 권력기관 중 하나 검찰은 이번 추석 전에 해체될 수순으로 보인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어제 필자는 “기재부는 순치지설(脣齒之舌)의 관료집단이었다”는 표현으로 이 상황을 정리했다. 윗선의 눈치를 보며 스스로의 정책 판단이 아닌 권력의 의중에 따라 정책을 꺼내고 봉인하는 역할로 전락한 기획재정부, 그 민낯을 드러낸 계기가 바로 최근 전격 시행된 대출총량제였다.
실무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대출 억제를 지목해왔고, 정책 보고서와 시뮬레이션 자료에도 그 효과가 기록돼 있었다.
문제는 언제나 시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윗선의 눈치와 고위관료들의 사적 이해 때문이었다.
실무자들은 정책 효과를 알면서도 더 이상 꺼내지 못했다. 강남에 집을 둔 상부 관료들의 무언의 압력은 그 자체로 명령이었고, 캐비닛은 닫혀야 했다.
기재부는 조직 생존을 위해 봉인을 풀 수밖에 없었다.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기재부는 과거 자신들이 봉인했던 정책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출총량제였다.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을 자극했다. 그 순간, 기재부는 판단했다. “때는 이때다.” 그들은 봉인된 캐비닛을 열고 대출총량제라는 파일을 꺼내들었을 것이다.
대출을 제한하자 부동산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과열 양상은 잦아들었다. 효과가 드러나자 기재부 고위 관료들은 안심했을 것이다. 살아남을 것 같다고.
기재부는 윗사람의 의중에 따라 혀처럼 유연하게 말을 바꾸고 행동을 조정하는 관료 집단으로 전락해 있었던 것이다.
기재부는 시장을 통제할 정책 카드와 비공개 재정자료를 감춘다. 하나는 사람을 겨냥한 칼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을 겨냥한 리모컨이다. 권력의 필요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이 두 캐비닛은 한국 정치와 관료시스템의 민낯을 상징한다.
대출총량제 사례는 이미 답을 말해주고 있다...이전에 권력자들에게는 대출총량제를 안하다가 이재명 정군에는 내놓는 입안의 혀처럼 움직이는 순치지설의 기재부, 그리고 권력 옆에 선 검찰. 한국을 지배해온 두 개의 캐비닛은 그렇게 오늘도 열리고 닫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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