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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자본이 흐르지 않으면 기술도 멈춘다 – 금융법제 개혁이 핵심이다②

-투자자가 믿고 들어올 ‘금융환경’이 없다면, 기술은 작동하지 않는다
-AI 전용 투자조합, 데이터 수익화, 실패보전제… 필요한 건 ‘실험’이 아닌 ‘제도’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6/08 [15:47]

AI 산업, 자본이 흐르지 않으면 기술도 멈춘다 – 금융법제 개혁이 핵심이다②

-투자자가 믿고 들어올 ‘금융환경’이 없다면, 기술은 작동하지 않는다
-AI 전용 투자조합, 데이터 수익화, 실패보전제… 필요한 건 ‘실험’이 아닌 ‘제도’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6/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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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선서

 

 대한민국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산업 육성 3단계 로드맵'은 국가 경쟁력을 10년 앞당기겠다는 거대한 선언이었다.

 

GPU 클러스터, 공공 데이터 플랫폼, 스타기업 육성, 수출형 응용 서비스, 그리고 공공부문 AI 도입까지,계획은 치밀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돈이 안 움직인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금융이 없다.

 

기술은 준비됐다.

 

하지만 AI 산업이 기술의 언덕을 넘어 ‘경제의 고지’로 가기 위해선, 자본이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 문제는 지금의 금융법과 산업 제도가 이 흐름을 막고 있다는 점이다.

 

AI 산업에 특화된 금융 법제, 투자자 보호 장치, 데이터 자산화 기준 등은 아직도 전통산업 기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기술을 위한 금융'이 아니라 '금융이 움직이기 위한 제도'가 필요한 때다.

 

채권화 되지 않는 기술, 움직이지 않는 은행

 

가장 시급한 과제는 ‘AI 기술과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정상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의 정비다.

 

현행 은행법이나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여전히 유형자산 중심의 담보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기술력 기반의 스타트업이나 AI 데이터 알고리즘은 채권화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되어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 기반 AI 기업은 은행 대출도, 기술금융도 모두 문턱을 넘지 못한다. 기술보증기금의 담보 범위조차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AI 기술 신용평가 모델'을 제도화하고, AI 기술등급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금융기관도 투자 리스크를 줄이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AI 특화 금융상품, 아직 ‘출시 불가’ 상태

 

핀테크와 테크금융의 흐름이 글로벌에서 폭발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는 여전히 ‘AI 유통 ETF’, ‘AI 미디어펀드’ 같은 AI 테마형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본시장법상 자산구성 제한과 위험등급 산정 기준이 구체적으로 개정되지 않으면, AI 산업과 관련된 혁신적 투자상품은 제도 밖으로 밀려난다.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가 'AI 산업 특별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시범 상품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확대 적용을 통해 민간 시장의 실험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AI 전용 투자조합, 법적 근거조차 없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인 벤처캐피탈(VC)도 AI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제도적 제약이 크다. 현행 벤처투자촉진법이나 산업발전법은 바이오·모빌리티 등 특정 산업군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AI 전용 투자조합이나 모태펀드 매칭 조건이 명확히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AI 산업 전용 투자조합’에 대해 ▲모태펀드 우선 매칭 ▲기술 매각 시 양도세 감면 ▲조합 배당 수익 법인세 감면 등의 세제 및 투자 특례 조항 신설을 촉구하고 있다. 민간 자본의 ‘정당한 위험 감수’를 위한 제도 보강이 절실한 이유다.

 

데이터 수익화와 AI 학습용 저작권 예외, 지금이 정비 시점

 

AI 기업의 주요 수익원은 대부분 ‘비식별 데이터 분석’과 ‘예측 서비스’다.

 

그러나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저작권법은 여전히 애매한 기준과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AI 기업들의 영업모델을 제한하고 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 개발이나, 민간 데이터 거래는 법률적 리스크에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데이터 활용에 관한 명확한 정의’와 함께, AI 학습용 데이터의 저작권 예외조항, 데이터 거래소 법제화, 비식별화 기준의 구체화 등이 병행돼야 AI가 현실 산업으로 기능할 수 있다.

 

실패를 전제로 설계된 공공-민간 위험공유 금융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다. 실패를 전제로 한 손실 보전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일정 수준의 기술 인증을 통과한 AI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실패 시 일정 비율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정책보증이 필요하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이 공동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민간금융이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민간 위험공유형 모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기술은 국력이다”는 말, 금융 없이는 헛구호

 

“기술이 산업화되기 위해선 기술의 시장성이 금융 논리로 증명되어야 한다”며 “AI 투자에 대한 법적 보호와 제도적 신뢰 없이는 민간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기술-시장-금융의 신뢰 사슬 복원이자, 대한민국 AI 전략의 핵심이다.

 

기획재정부, 과기정통부, 금융위원회는 오는 하반기 발표 예정인 'AI 산업 금융지원 로드맵'에 ▲AI 특화 모태펀드 ▲산업은행 AI 전용 투자본부 ▲시중은행 프로젝트 금융창구 등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 로드맵은 종이 위의 전략에 불과할 것이다.

 

이로써 전편에서 강조한 ‘AI 산업 로드맵의 두 축 중 마지막 퍼즐’이 명확해진다. 기술이 아니라 자본이 움직일 수 있는 제도.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기술에 감동하는 사회가 아니라, 기술에 투자하는 금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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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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