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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놓치고 현상만을 좇는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이 말은 단지 정치철학의 수사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 정치에 대한 냉철한 경고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윤석열 정부의 계엄’ 논란 역시, 이 경고의 가장 명백한 사례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계엄’을 입에 올리는 정치인들, 그중에서도 국민의힘 인사들의 태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반드시 되짚어야 할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지켜온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한국 민주주의는 선언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피와 눈물, 고통과 죽음을 통해 실현된 구조물이다. 1960년 4월,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4·19혁명은 단지 정권 교체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 총칼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학생들, 자신의 생명을 민주주의라는 이름에 내맡긴 국민들은 ‘정의가 이기는 세상’을 원했다.
그건 단순한 여론의 표출이 아니라, 국가의 본질을 다시 쓰는 일이었다. 1980년 5월 광주는 또 어떠한가. 계엄령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학살의 기억은 단지 지역적 아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의 본질이 국민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는 진리를 피로 증명한 역사였다.
이 땅의 대다수 국민들은 민주주의 침탈이 어떤 고통을 남기는지, 어떤 절망을 불러오는지, 그리고 그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알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집단적 체험의 본질'이다.
그래서 아무리 현란한 언변으로 ‘계엄’을 가볍게 말해도, 국민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민은 알고 있다. 계엄은 민주주의의 반대말이며, 역사의 퇴행이다. 그리고 그 단어를 다시 꺼내는 지금 이 순간조차, 역사를 모독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3년, 수많은 정책 실패와 국정 운영의 공백, 법치의 이중성, 공정의 붕괴는 하나같이 국가 리더십의 본질을 무너뜨려왔다.
검찰 출신 대통령의 집권 이후, 공권력은 시민을 보호하는 도구가 아니라 상대를 제압하는 무기로 전락했다. 사정정국, 보복정치, 통계 왜곡, 언론 통제, 외교 실책, 청년 박탈, 부동산 폭등, 교육 퇴행, 기후 위기 무대응 등 어느 하나 국민의 삶을 호전시킨 실적은 없다.
그리고 그 끝에 나온 말이 계엄이라면, 국민이 느낄 수밖에 없는 건 불안과 분노다. 3년 동안 무너뜨린 신뢰의 탑 위에, 계엄이라는 깃발을 꽂을 수는 없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상황을 여전히 ‘현상’으로만 본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일부 지지 여론, 보수층의 결집, 특정 언론의 프레임 장악력만 믿고 국민 전체를 오판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윤석열의 과오는 단지 실정의 문제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흔든 본질적 실패다. 정권을 잡기 위해, 보수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적 트라우마인 계엄마저 가볍게 여긴다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모독이다.
계엄을 언급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침묵하거나 옹호하는 정당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금 계엄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하며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그런 태도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박정희의 계엄, 전두환의 계엄은 그 당대에는 정당화되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헌법 파괴자’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낙인찍혔다. 지금 국민의힘이 아무리 “일부 지지자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변명해도, 계엄은 결국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선언일 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국민의 신뢰 위에 세워지는 것이고, 민주주의의 본질은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국민의 감시에서 시작된다.
계엄을 정치적 도구로 상상한 그 순간부터, 윤석열 정부는 스스로 국민과의 신뢰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본질적 배신을 현상의 얕은 여론으로 덮을 수 있다고 믿는 정당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
한국은 민주주의의 상처를 경험했고, 그래서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안다. 계엄은 단지 하나의 ‘정책 옵션’이 아니라, 헌법을 거스르는 국가 파괴 시나리오다. 그 본질을 직시하지 않는 정당과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이름으로 정치를 할 자격이 없다.
국민은 단기적인 지지율이 아니라, 역사의 균형감각을 가진다. 윤석열 정부의 3년과 계엄 발언, 그것을 덮고 지나가려는 국민의힘의 기류는 결국 국민의힘에 의해 제압될 것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무너질 것이다.
민주주의는 기억의 집합체다.
그리고 한국은 그 기억을 피로 새긴 나라다. 그 피를 더럽히는 자, 그 이름으로 다시 칼을 꺼내는 자는 반드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지금, 우리는 그 경고를 다시 써야 한다. 본질을 모독한 정치는 반드시 그 본질에 의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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