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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도 안 하던 일을 하는 한덕수 – 무슨 이유일까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4/09 [09:22]

황교안도 안 하던 일을 하는 한덕수 – 무슨 이유일까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4/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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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헌법학자들과 정치권이 동시에 들끓고 있다. 대통령이 파면된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조계에서는 "위헌을 넘어 헌법 모독"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이 후보자가 ‘내란 혐의’ 피의자라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이 지명이 단순한 절차의 문제가 아닌 ‘헌정 체제를 흔드는 폭거’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법의 균형과 절차를 지켜야 할 총리가, 왜 이런 결정을 밀어붙였을까. 정작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조차 끝내 하지 않았던 ‘그 일’을, 왜 한덕수는 기어코 감행한 걸까. 무슨 이유일까.

 

헌법학계는 한목소리로 이번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에 소속된 학자 100여 명은 “한덕수 총리는 임시 대행의 범위를 넘어선 명백한 월권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일부 위임받는 ‘임시 지위’이지, 독립적 통치권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헌환 공동대표는 “대통령이 위헌으로 파면된 상황에서, 권한대행은 그 책임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이라는 헌정 질서의 마지막 보루를 자신의 손으로 지명한 것은 헌법 정신을 짓밟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명은 단지 법률적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공식적 입장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 헌법재판소는 불과 지난달, 한덕수 대행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문에서 “국민의 직접 선출로 정당성을 지닌 대통령과, 임명으로 자리를 맡은 권한대행은 그 지위가 명백히 다르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족수를 적용할 수 없다며 국무위원 기준인 151석을 기준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는 곧, 헌법기관 스스로도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기관 구성 권한’에 엄격한 제한을 가한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는 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시기에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권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위에 어울리는 헌정적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유보했다.

 

결과적으로 황 전 총리는 정치적 비판도 받지 않았고, 당시의 혼란 속에서도 법치주의와 헌정 원칙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덕수 총리는 그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그래서 더욱 의문이다. 황교안도 하지 않았던 일을 왜 굳이, 그것도 이토록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밀어붙이는 걸까. 무엇이 그를 이렇게까지 조급하게 만든 걸까.

 

문제의 핵심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단순한 법률가가 아니라는 데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검찰 내 윤핵관 핵심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가 헌법재판소에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한 명의 재판관 추가가 아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서 친정부적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을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더욱이 현재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둘러싼 여론과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분한 가운데, 헌재 내부에 미리 우호적 인사를 심는 것은 향후 탄핵 심판이나 검찰 관련 위헌심판 등에서 정권 방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건 법이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며, ‘임명하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이완규 처장 본인에게도 중대한 문제가 얽혀 있다. 그는 현재 내란 음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안가 출입 이후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수상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그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수사 및 재판과 무관한 특별한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되며, 사실상 검찰 또는 수사기관의 칼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보호막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이번 지명은 정권을 위한 정치적 방어막이자, 피의자를 위한 법적 도피처로 기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한덕수 총리는 왜 이 위험한 결정을 감행했는가. 가장 유력한 해석은 ‘외압’ 또는 ‘공동 이해관계’다. 그가 독자적으로 이완규 처장을 지명했을 가능성은 낮다. 총리로서 헌법을 어겨가며까지 이런 지명을 감행한다는 것은, 단순한 충성심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오히려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드러날 수 있는 또 다른 진실, 혹은 책임 소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린 구석이 있기 때문에 밀어붙인 것이다”라는 해석은 단순한 음모론이 아닌, 정치 현실의 잔혹한 구조를 반영하는 분석일 수 있다.

 

 

이완규 처장은 MBC의 질문에 “권한대행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소임”이라고 말했다. 함상훈 부장판사는 “지금은 어떤 말도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그들이 침묵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의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 지명은 단순한 헌법 절차의 문제였는가.

 

아니면, 감추려는 무언가를 가리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인가. 황교안도 하지 않았던 일을 굳이,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인물을, 이토록 무리하게 지명한 한덕수 총리의 선택은 역사 앞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가. 지금이야말로, 진짜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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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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