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결코 허상이 아니다. 과거 수백 년 동안 세계 질서를 뒤흔든 독립 선언과 국가 형성의 흐름이 오늘날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은 영국의 식민 통치에 맞서 미국이 독립을 쟁취한 사건으로, 이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후 프랑스 혁명(1789), 나폴레옹 전쟁을 통해 유럽의 왕정 질서는 붕괴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독립은 단순히 식민지의 독립이 아니라, 자유와 공화정의 이상을 구체화한 사건이었다.
프랑스 혁명은 미국 독립전쟁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일어났으며, 이는 전 유럽에 파급 효과를 미쳤다.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왕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졌으며, 이는 19세기 전반에 걸쳐 유럽의 민족주의와 독립운동의 근간이 되었다.
19세기 초반,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후 빈 체제는 유럽의 보수적 질서를 다시 회복하려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19세기 중반 이후 유럽 각국에서 민족주의 운동이 본격화되며 독립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가리발디의 주도로 통일을 이루었고, 독일은 비스마르크의 철혈 정책을 통해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 통일을 이루었다.
미국 독립전쟁이 자유와 공화정의 이상을 구체화한 사건이라면, 프랑스 혁명은 이를 전 유럽으로 확산시킨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최근의 이러한 독립 움직임은 단순히 유럽 내부의 정치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전략은 미국의 세계 패권국 지위를 약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약화시키며 미국의 전통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촉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위비 분담을 문제 삼으며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증액을 강요했고, 이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안보 체계를 구축하도록 자극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적인 방위 체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내에서 독립적인 방위 및 외교 전략 수립 움직임이 강화되었다.
특히 독일은 최근 재무장을 본격화하면서 군사적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력 강화에 대해 소극적이었지만,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 내에서 국방력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되었고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제시한 핵우산에 대해서도 "지금도 미국의 핵우산은 미국이 컨트롤하는 것이지 독일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핵우산도 같은 맥락이라 말했다" 이런 내용은 간접적으로 독일이 스스로 핵무장 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독일 정부는 국방 예산을 대폭 증액했으며, 나토(NATO) 내에서 독일의 역할 강화와 함께 독일의 자체적인 군사 전략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심지어 독일은 자체적인 핵무기 보유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유럽 내에서 독일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방위 전략을 수립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의 핵 안보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 내 유일한 핵 보유국으로서 독자적인 핵우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 보장이 약화되면서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자체의 핵 방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의 핵 방어 전략에서 미국의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을 대비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핵 방어 체제 수립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내에서 핵우산의 중심 역할을 자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축소되는 가운데 유럽의 독자적인 군사 전략 강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국제 무역 질서를 흔들며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통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초래했고, 미국이 주도하던 글로벌 무역 체제에서 점차 미국의 입지가 축소되었다.
유럽연합은 이에 대응해 아시아 및 중동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 주도의 무역 질서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탈퇴 전략은 파리기후협정, 이란 핵협정 등에서 미국이 스스로 영향력을 포기하게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강화하게 되었다.
결국 트럼프의 전략은 미국의 세계 패권을 스스로 포기하게 만든 셈이다. 미국은 20세기 이후 경제력, 군사력, 외교력을 기반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해왔지만,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은 미국의 이러한 지위를 스스로 약화시켰다.
미국이 스스로 패권국의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유럽은 오히려 독립적인 정치·경제·군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이 독자적인 무역 정책과 안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NATO와 같은 미국 주도의 군사 동맹이 약화되면서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 방위군 창설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와의 무역 협력 강화, 독자적인 기후 및 에너지 정책 수립 등은 유럽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행보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는 반복된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후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했듯이, 오늘날 유럽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의 전략은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유럽의 독립적인 행보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독립전쟁이 영국의 패권을 흔들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듯이,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의 패권을 스스로 약화시키며 세계 질서를 다시금 변화시키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으며, 이번에는 미국이 아닌 유럽이 새로운 질서의 중심에 서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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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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